[칼럼] 트럼프 열풍, 미국내 새로운 변화의 물결?
[칼럼] 트럼프 열풍, 미국내 새로운 변화의 물결?
  • 신아일보
  • 승인 2016.03.07 18: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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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대선 경선이 트럼프와 클린턴 양자대결로 굳어지는 듯하더니 크루즈와 샌더스 후보가 5일 예비 경선에서 예상 밖의 선전을 하면서 예측 불허의 상황이다. 대세론을 이어가던 트럼프의 대선 가도에 제동이 걸린 셈이다.

오는 15일 미니 슈퍼 화요일이 승부의 최대 분수령이 될 것으로 보이는 가운데 공화당 대선 유력 주자로 떠오르고 있는 도널드 트럼프에 대한 논란이 연일 화제다. 특히 아웃사이더의 반란이라는 말이 나올 정도로 혹평이 쏟아지고 있다.

세계 각국에서도 트럼프가 만약 미국 대통령이 된다면 나쁜 일이 일어나지 않을까? 우려하는 시각이 만만치 않다.

이는 트럼프가 미국의 역대 대통령들과는 달리 ‘젠틀’하지 않고 막말을 마구 쏟아내고 있기 때문이다.

실례로 대선후보 TV 토론에서 폭스뉴스 여성 간판앵커인 메긴 켈리가 공격적인 질문공세를 펴자 토론이 끝난 뒤 CNN 인터뷰에서 트럼프는 “켈리의 눈에서 피가 나왔다. 다른 어디(?)서도 피가 나왔을 것”이라며 성희롱 발언을 했다.

힐러리 클린턴을 가리켜 “남편도 만족시키지 못하는 자가 미국을 만족시킬 수 있을 것 같습니까?”라고 발언해서 물의를 빚기도 했다.

히스패닉에 대해 “그들은 마약을 가져옵니다. 그들은 강간범입니다.”라고 발언했다. 그러자 니콜라스 마두로 베네수엘라 대통령은 “트럼프의 발언은 매우 역겹습니다. 그는 강도고 도둑입니다.”라고 응수하는 등 중남미 국가들과는 철천지원수가 됐다.

유럽에서도 난리가 났다. 50만 명에 달하는 영국인은 트럼프가 영국에 들어오지 못하도록 하는 청원에 동참했다. 독일 주간지 ‘슈피겔’은 트럼프를 ‘세계에서 가장 위험한 인간’이라고 지칭했고, 마뉘엘 발스 프랑스 총리는 트럼프가 “증오를 부추긴다”고 비판하는 글을 트위터에 올렸다.

한국에 대한 트럼프의 막말은 더 심각하다.

“돈 많은 한국을 2만 명이 넘는 주한미군이 지키는데, 왜 한국은 아무런 대가를 치르지 않느냐”는 거다.

트럼프는 한국이 매년 1조원 정도의 방위분담금을 내고 있으며 국방예산 40조원 가운데 많은 부분이 미국무기를 구입하는데 사용되고 있다는 사실을 모르고 한 말은 아닐 것이므로 그는 한국 국방예산을 아주 통째로 다 먹겠다는 말인데 이는 한국국민을 너무 우습게 보는 것이 아닌지 괘씸하기 짝이 없다.

김정은에 대해서는 “미쳤거나 아니면 천재”라고 언급하는 등 그가 ‘불장난’을 하면 어쩌나 겁이 나기도 한다.

전 세계 74억 지구촌의 자유와 공동번영을 이끌어 나가야 하는 미국 대통령이 인격적으로 결함이 있는 인물이 선출되면 안 된다는 여론이 우세하다.

물론 처음에는 트럼프는 ‘찻잔 속의 태풍’으로 끝날 것으로 예측했었다. 그런데 실제로는 가장 강력한 태풍으로 미국대륙을 강타하고 있는 것이다.

이 같은 현상에 대해 아직도 일시적이고 사소한 쏠림이라는 지적이 주류를 이루고 있는 상황이고, 트럼프는 대선 본선에서 클린턴에게 패배한다고 보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정치평론가들은 트럼프에 대한 지지라기보다는 기존 정치적 기득권층에 반대하는 성향으로 인한 현상으로 보고 있다.

금기시 돼 있는 단어들을 쏟아내는 트럼프를 보면서 미국인들은 묘한 카타르시스를 느끼는 것인지도 모른다.

그러나 ‘트럼프 열풍’은 100년에 한 번 볼까 말까 한 혁명의 바람이라고 조심스럽게 진단해 본다. 미국 국민들이 막말과 실수에 아랑곳하지 않고 그를 지지하는 것만 보더라도 그렇다. 이는 기존 정치체제와 자본주의에 대해 피로감이 누적된 미국인의 ‘변화의 요구’라 할 수 있다. 그것은 곳 미국내 민주주의 후퇴와 함께 극우주의가 득세할 것이라는 전망이다.

만약 그렇다면 이는 새로운 미래를 여는 엄청난 변화의 물결일 수도 있다. 이에 대한 대비책도 염두에 둘 필요가 있다.

/김병남 국장대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