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도전 행위가 불러온 철원 도피안사 내 칼바람
[기자수첩] 도전 행위가 불러온 철원 도피안사 내 칼바람
  • 최문한 기자
  • 승인 2016.02.25 16: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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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종 신흥사의 말사인 강원도 철원의 도피안사(到彼岸寺)에서 때 아닌 칼바람이 불고 있다.

이는 지난해 12월 본지의 단독보도로 도피안사의 전기도둑 행위가 수면 위로 떠오르면서부터 시작됐다.

2006년 도피안사에서는 은밀한 공사가 진행됐다. 고압선에서 계량기로 연결되는 중간에 또 다른 전선을 이어 사찰경내로 전기를 끌어들이는 '도전(盜電) 행위'가 이뤄진 것이다.

지난 10년간의 도전 행위가 세상에 드러나자 이 사건에 대해 한전력공사 철원지사는 면탈요금, 위약추징금(3배), 심야전기 사용외 사용 등의 위반사항을 적용해 지난달 8000만원을 산정·부과했다.

이에 도피안사 주지 소임을 맡고 있는 도견 스님은 이달 초 한전 철원지사에 6000만원을 우선 납입했으며 남은 2000만원에 대해선 추후 분할 납입할 것을 약속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사실이 드러나면서 고소·고발도 잇따라 발생했다.

지난 2006년 도피안사 무설전 건립공사를 하고 공사대금 1억4000여만원을 현재까지 지급받지 못한 목수가 지난달 철원경찰서에 도피안사 주지스님을 고소하면서 경찰은 양측에 대해 조사를 벌이고 있다.

또 도견 스님은 전기도둑 행위와 관련해 자신이 자행한 것이 아니라며 도피안사의 총무스님, 보살, 신도대표, 신도, 본지기자 등 6명을 상대로 명예훼손죄로 철원경찰에 고소장을 제출했다.

도견 스님은 총무스님이 모든 것을 지시했다고 주장하고 있으며 총무스님과 사찰 관계자들은 주지스님인 도견 스님이 시킨 것이라고 밝혀 진술은 엇갈리고 있다.

이에 경찰은 양측을 상대로 ‘거짓말 탐지기’까지 동원할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여기에 도피안사 공양주 보살을 지내 온 B씨도 가세했다. B씨는 도피안사에서 일하면서 월급·퇴직금 등 400만원을 못받았다며 철원경찰에 고소장을 냈다.

이처럼 국보 등 문화재 수점을 보관하고 있는 신라시대에 창건된 우리나라의 대표적인 고찰이라는 도피안사는 수건의 고소고발로 홍역을 앓고 있다.

범법을 행해서는 안되는 종교 시설에서 발생한 사건인만큼 부디 정확한 조사가 이뤄졌으면 하는 바람이다.

[신아일보] 철원/최문한 기자 asia5566@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