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안철수, ‘구(舊)인사’ 잔뜩 모아놓고 ‘새정치’ 한다고?
[기자수첩] 안철수, ‘구(舊)인사’ 잔뜩 모아놓고 ‘새정치’ 한다고?
  • 김가애 기자
  • 승인 2016.02.21 18: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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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철수 국민의당 공동대표가 전북 순창으로 달려가 칩거 중인 정동영 전 의원을 다시 정치계로 끌어들였다.

‘새정치’를 표방하고 있는 그가 또다시 ‘구(舊)인사’를 영입한 것이다.

안 대표는 김한길 국민의당 공동선거대책위원장과 합작으로 ‘새정치민주연합’을 만들었던 주인공이다.

더민주의 전신인 민주통합당과 안 공동대표의 ‘새정치’가 합쳐져 새정치민주연합이 등장했지만 19대 국회가 끝나기도 전 당을 만든 주인공이 스스로 떠나며 ‘졸작’으로 마무리됐다.

안 대표는 이후 구태의연한 정치를 비판하며 국민의당을 창당하고 자신만의 정치를 시작했다.

‘새정치’를 내세워 정치계에 발을 들인 안 공동대표는 현재 혹평을 온 몸에 받고 있다.

그가 손을 잡는 인사들이 하나같이 ‘새정치’와는 거리가 먼 ‘구 인사’이기 때문이다.

발기인 명단만 봐도 참신한 인물을 찾아보기가 힘들다.

그가 김한길 위원장과 손을 잡았을 때는 낡은 정치세력, 타파 대상으로 몰아세웠던 더민주와 결과적으로 손을 잡은 모양새였다는 비난이 거셌다.

또한 정동영 전 의원의 경우 3선 국회의원, 장관, 당의장, 대선후보까지 지낸 인물이다.

권력의 중심에서 누릴 만큼 다 누린 이를 기득권을 깨기 위해 영입했다? 어불성설이 따로 없다.

더욱이 정 전 의원은 여기저기 지역구를 옮겨 다니며 ‘철새 정치인’이라는 비난까지 받고 있다.

국민의당이 영입하는 인사들의 이름 석자는 결국 국민에게 전혀 감동을 주지 못했다.

정치적 기반이 탄탄하지 않은 안 대표의 경우 현역 의원들과 호남 민심을 잡아야 현실 정치가 가능하다는 계산에 의한 것으로 보이지만 얼핏 동고동계 인사들을 나열해놓은 모습은 새정치를 원하는 국민의 고개를 갸우뚱하게 만든다.

지난 대선 당시 ‘안풍(安風)’을 일으키며 폭발적인 영향력을 행사했던 그는 국회 입성 이후 존재감이 희미해지는 모습이다.

안 대표의 국민의당에는 신선함이 없다.

국민의당 성패는 그가 강조하는 새정치 실행 여부가 관건이다.

안 대표가 야권 분열의 장본인이라는 리스크를 감내하려면 기존 야권 세력을 뛰어넘는 개혁적 중도 인사들을 적극 영입해 야당세력으로서의 진용을 갖춰야 한다.

과거 어느 당이든 창당을 하면서 새정치를 천명하지 않는 정당은 없었다.

그러나 우리 국민들은 그럴 때마다 결과적으로는 실망에 실망을 거듭해왔다.

구태정치에 헛구역질하는 국민들은 그럼에도 불구하고 새정치에 여전히 열망을 갖고 있다.

안 대표는 진심으로 ‘새정치’를 이루고자 한다면 ‘구정치인’ 영입에 열을 올릴 때가 아니라는 점을 확실히 깨우쳐야 한다. 

[신아일보] 김가애 기자 gakim@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