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19대 국회 왜 ‘식물국회’인가?
[칼럼] 19대 국회 왜 ‘식물국회’인가?
  • 신아일보
  • 승인 2016.02.18 18: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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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대 국회가 ‘식물국회’라는 비판을 받고 있다. 때문에 일부 시민들은 국회의원들을 하찮은 소인배들로 무시하는 경향마저 보이고 있다.

그러나 이는 정치적인 쟁론이 아니라면 몹시 잘못된 상황이라고 보여진다.

국회의원들은 대부분 절대로 하찮은 소인배들이 아니기 때문이다. 국회의원들은 우리나라 국민들 중에 여러 가지 면에서 적어도 1% 안에 드는 뛰어난 사람들이다.

쉽사리 깔볼 수 있는 사람들이 아니란 뜻이다. 흔히 사회적으로 평가의 기준이 되는 ‘돈 버는 능력’에 있어서도 대부분의 의원들은 이미 성공한 사람들이다.

또한 사회적으로도 최고의 교육을 받았으며 제각기 관할 지역구에서 가장 존경을 받는 사람들임에 틀림 없다.

그러함에도 불구하고 인생의 밑바닥을 헤매는 별 볼일 없는 사람들마저 국회의원을 X같은 사람들로 폄훼하는 것을 보면서 도대체 왜 이런 사회적인 현상이 나타나고 있는지 한심한 생각을 금할 수 없다.

사실 19대 국회를 식물국회라고 비판하고 있는 주체는 박근혜 대통령이다. 대통령이 필요하다고 요구하고 있는 법안을 제때에 통과시키지 않는다고 정치적으로 국회를 폄하하는 발언을 쏟아내고 있고 여당의원들이 이에 동참하고 있는 것이다.

실례로 지난달 13일 박대통령은 19대 국회가 정쟁을 가중시키고 입법 기능을 마비시키고 있다면서 과거 국회가 “동물국회라면 지금은 식물국회.”라고 비판했다. 김무성 대표도 신년기자회견에서 “19대 국회는 역대 최악의 식물국회라는 비난을 받고 있다”고 거들고 있다.

박근혜 대통령이 마음에 들지 않는 사람이나 조직에 대해 날이 선 검을 휘두른다는 것은 잘 알려진 일이다. 한 때 자신의 측근이었던 새누리당의 유승민 원내대표도 가차 없이 내쳤다. 국회도 마음에 들지 않는다고 국민에게 심판을 요구하는 정도다.

그런데 정부를 비판하는 것을 가장 큰일로 해야 하는 언론이 19대 국회에서는 어쩐 셈인지 정부여당과 한편이 돼 야당만 비판하는 이상한 길로 가고 있다.

19대 국회를 ‘식물국회’라고 앞장서서 맹비난하고 있는 것이다. 이에 따라 정부여당을 지지하는 많은 시민들도 19대 국회를 ‘식물국회’로 인식하고 있다고 생각된다.

그러나 19대국회가 정부가 제출한 법안을 통과시키지 않고 있는 것은 ‘노동개혁 관련 4개 법안’이 그 핵심이다.

‘노동 관련법’에 대해 정부여당은 청년실업을 해소하고 불황에 직면한 경제를 살리기 위해 반드시 이 법안의 국회통과가 필요하다며 그동안 대통령이 수차례나 국회에 이들 법안을 통과시키라고 요구하고 있지만, 야당은 끝내 이 법안을 저지하고 있다.

야당은 이 법안들은 청년실업해소와 경제 활성화는커녕 재벌만 보호하는 법안으로서 빈부격차만 더욱 커지게 하는 ‘노동악법’이라는 입장이다.

대통령과 정부여당이 맞는지, 야당의 주장이 옳은지에 대해서는 굳이 거론치 않기로 한다. 19대 국회가 ‘식물국회’인지 아닌지를 말하고 있기 때문이다.

다만 한국 노동계를 대표하고 있는 한국노총과 민주노총이 이들 법안을 생사를 걸고 반대하고 있는데 야당이 이 법안을 통과시킨다면 이는 ‘식물 국회’가 아니라 ‘죽은 국회’가 된다고 볼 수도 있다는 것이다. 그러므로 노동법안을 끝까지 통과시키지 않고 있는 19대 국회는 오히려 살아있는 국회라고 볼 수도 있다.

물론 한국 언론을 거의 장악하고 있는 메이저 언론들은 ‘식물국회’라는 말을 아주 입에 달고 다닌다.

그러나 많은 국민들은 메이저 언론들은 대한민국이 세계에서 자살률 1위의 국가이며, 출산율 꼴찌, 산업재해 사망률 1위의 국가라는 사실은 함구하고 있으며 민생을 위해 정부를 비판하지 않고 있다고 불만을 토로하고 있다. 이제 저들이 ‘정론’이 아니라는 것이다.

언론이 비판기능을 상실하고 국회가 ‘식물국회’라면 그 나라를 건강한 민주국가로 볼 수가 없다. 이미 권력에 의해 불통과 상당부분 독선이 자행되고 있다고 보아야 한다.

다행히 ‘식물국회’라는 정치적인 공세에도 불구하고 국회는 야당이 버티고 있어서 정부에 100% 거수기가 되기를 거부하고 있다.

정부여당과 메이저 언론들이 말하고 있는 ‘식물국회’가 사실은 민주국가로서의 최후의 보루가 아닌지 국민들은 숙고해 필요가 있다고 본다.  

/이원환 정치부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