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자투고] 함정이 육상에 머무는 시간
[독자투고] 함정이 육상에 머무는 시간
  • 신아일보
  • 승인 2015.11.11 17: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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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양경비안전정비창장 조용명

 
10월과 11월은 축제의 달이다. 전국적으로 다양한 축제가 있었고, 부산도 마찬가지였다.

그런 즐거운 축제가 진행되는 동안에도, 그리고 지금 이시간에도 보이지 않는 곳에서 불법조업 외국어선과 전쟁 아닌 전쟁을 치르고 있는 해경 경비함정들이 있다.

늠름하고 당당하게 대치하며, 그들을 단속하는 함정들도 그러한 당당한 움직임 뒤에는 많은 노력들이 숨어있다.

‘함정이 육상에 머무는 시간동안’보이지 않는 곳에서 그 노력들이 움직인다. 함정이 해상에서 제반의 능력을 다하려면 육상에 머무는 이 시간동안을 알차게 보내야 한다.

경비함정은 선체, 기관, 전기전자, 무기탄약 등 다양한 요소들이 집약되어있는 기술의 집합체이다. 이러한 해경의 경비함정들은 아시다시피 대한민국의 해양영토 수호를 위해 바다를 누비며 불법조업을 단속하고, 응급환자를 후송하고, 오염방제작업을 하는 등 1인 다역을 하고 있다.

그만큼 고장이 날 확률도 높고, 노후화도 빨리 일어난다. 이렇게 수리소요가 발생한 전국의 해경 경비함정들이 치료를 받기위해 모이는곳이 바로 해양경비안전정비창이다.

해양경비안전정비창은 간단한 고장수리부터, 육중한 함정자체를 육지에 올려 선체바닥부터 꼭대기까지 전반적으로 수리하는 상가수리까지 담당한다.

상가수리는 마치 한편의 영화를 만들어내는 과정과 같다. 보이지않는 곳에서 스탭의 피와 땀과 눈물이 영화를 만들 듯, 함정 또한 마찬가지이다.

기관, 선체, 전기전자 등 다양한 직별의 직원들이 모여 한편의 종합예술을 펼친다. 그리고 모든 부분에 위험성이 상존하고 있다는 부분 또한 비슷하다.

선거팀의 지휘아래 경비함정의 수줍은 모습이 육지로 올라온다. 300톤, 500톤이나 되는 그 크고 무거운 함정을 육지에 올려서 세워놓는다는 것은 말처럼 쉬운일이 아니다.

앞, 뒤, 좌, 우 어느한 곳 오차가 발생하면 올라가지도 못할 뿐만아니라, 만약 올라간다 하더라도 균형이 맞지 않으면 대형사고가 발생한다. 한치의 오차도 허용하지 않는다는 뜻이다.

그리고 주기관, 보조기관 등 기관부품은 함정의 핵심인 추진력을 담당하는 만큼 그 무게또한 엄청나다. 이러한 기계의 착탈을 포함한 수리전반에 사고위험이 도사리고 있다.

용접도 마찬가지. 경비함정보수에 절단하고 붙이는 용접작업은 필수요소이다.

7월3일 한화케미컬 울산공장 폭발사고. 그 사고의 원인은 용접에 있다. 작은 불씨 하나가 대형사고로 이어진 것이다. 언제라도 원인만 제공되면 큰 사고가 발생하는 것이 바로 정비현장이다. 이외의 수많은 작업들이 눈에 보이지 않지만 일사분란하게 진행된다.

목재를 자르고, 부품을 절단하고, 물품을 옮기고 그 시시각각의 진행과정은 항상 위험과 직면하고 있고,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 해양경비안전정비창이 사고가 발생하지 않는 이유는 바로‘철저한 사전 준비’에 있다.

기관, 선체, 전기전자과의 각 직원들간 철저한 사전 예행연습과 점검, Feedback을 통해 긴밀한 협조체제를 구성, 유기적 상호협력으로 철저한 사전 준비를 해 나가는 know-how가 그들에게 쌓여있기 때문이다.

이러한 사전준비가 바로 안전의 기본요소이다.요즘‘안전’이 화두로 떠올랐다.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는다.

해양경비안전정비창은 철저한 사전준비로 보이지 않는곳의 위험을 사전에 예측하고, 위해요소를 제거하여 안전한 대한민국을 건설하는데 앞장설 것이다.

/해양경비안전정비창장 조용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