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새정치민주연합 중앙위는 ‘끝장토론’하라
[사설] 새정치민주연합 중앙위는 ‘끝장토론’하라
  • 신아일보
  • 승인 2015.09.15 17: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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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감 외면 당권싸움에 몰두해 있는 야당
국민 시선 결코 가볍지 않다는 것 알아야

16일 새정치민주연합의 중앙위원회가 열린다. 혁신안 의결을 위해 소집됐다. 혁신안이 중앙위에서 부결되면 문재인 대표는 퇴진할 수밖에 없다. 가결될 경우 자칫하면 내홍이 더욱 깊어질 수 있다.

중앙위가 혁신안에 대해 어떤 과정과 절차를 거쳐 의결하느냐에 따라 새정치민주연합의 운명이 결정된다고 봐도 과언이 아니다.

안철수 의원이 혁신안을 비판하며 중앙위 개최연기를 요구한 터라 의결 결과에 따라 안 의원의 거취도 주목된다.

그동안 중앙위가 당론의 ‘통과의례’ 기능을 담당했던 것도 사실이다. 밤을 새워가며 치열하게 토론한 적도 없었고, 당론을 변경한 적도 없었다.

그러나 이번에는 다르다. 중앙위가 과거처럼 유명무실하고 형식적인 당기구의 역할을 한다면 희망이 없다. 명실상부한 중앙위로 바로 서지 않으면 안 된다.

주류와 비주류 모두가 승복할 수 있는 토론의 장, 민주의 장, 대타협의 장을 만들어내지 못한다면 당의 미래는 어둡다.

중앙위는 먼저 혁신안을 놓고 치열한 민주적 토론을 벌여야 할 것이다. 혁신안의 어떤 내용이 잘못되었는지, 수정·보완해야 할 부분이 무엇인지에 대해 기탄없는 논쟁을 벌여야 할 것이다.

주류와 비주류 간의 격론을 거쳐 표결해야 그 결과에 대해 국민들이 납득하고 야당을 신뢰할 것이다. 얼굴이나 붉히고 고성이 오간다면 국민들은 염증을 느낄 것이다.

민주정치란 무엇인가. 대화와 토론을 통해 합의점을 찾는 게 민주정치가 아닌가. 혁신안에 대해 수정할 내용이 있으면 ‘혁신안수정위원회’를 만들거나, 최고위원회에 위임을 하는 것도 방법이다.

무조건 ‘혁신안은 아무런 잘못이 없다’는 ‘혁신안 무오(無誤)주의’는 민주정당을 독재정당으로 만들 수 있는 위험한 발상이다. 중앙위원들은 혁신안을 찬찬히 봐야 할 것이다.

지혜를 모아 해결점을 모색해야 할 것이다. 그리고 대통합·대단결의 모습을 보여주기 바란다.

아울러 결과에 대해서는 주류든 비주류든 승복하는 자세를 보여야 할 것이다. 정치에는 완승이란 없다. 토론과 협상이후 승복하는 데서 의미를 찾아야 한다. 정치적 승복은 아름답다. 승복이 없는 집단은 조폭이나 다름없다.

따라서 이번 혁신안에 대한 중앙위 의결과정이 새정치민주연합의 ‘새정치’와 ‘민주’의 시험대가 될 것이다. 중앙위는 민주적 절차와 과정을 제대로 밟기 바란다.

문재인 대표의 재신임 문제도 그렇다. 이번 중앙위 결과에 따라 혁신안이 원안대로 의결되면 추가적인 재신임 절차는 필요 없다. 그 자체가 문 대표에 대한 재신임의 효력을 갖기 때문이다. 여기에 딴지를 거는 것은 해당행위다.

반대로 혁신안이 부결되면 문 대표는 재신임 절차를 별도로 밟을 필요가 없다. 그냥 사퇴하면 된다. 그것이 깔끔하다.

여론조사나 전 당원투표를 통해 재신임을 묻는 것은 국민들에게 구질구질하게 느껴질 뿐이다. 안철수 의원도 중앙위 토론에 적극적으로 참여해 혁신안에 대한 분명한 입장을 밝히는 것이 옳다.

이른바 ‘안철수표 새정치’가 무엇인가. 토론과 대화를 통해 합의점을 찾는 민주정치가 바로 ‘새정치’일 터. 안 의원의 혁신안의 ‘거당적 공론화’도 같은 맥락으로 이해된다.

그래서 ‘혁신안 끝장토론’이 중요한 것이다. 새정치민주연합 중앙위는 하루를 연장해서라도 토론하고 토론하기 바란다. 민주정치, ‘새정치’, ‘민주’의 신선한 모습을 보여주기 바란다.

가뜩이나 국감을 외면하고 당권싸움에 몰두해 있는 야당을 보는 국민들의 시선이 결코 가볍지 않다는 사실을 거듭 명심하기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