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버지 보며 경찰관 꿈꿔… 이렇게 고생하시는 줄 몰랐다”
“아버지 보며 경찰관 꿈꿔… 이렇게 고생하시는 줄 몰랐다”
  • 강송수 기자
  • 승인 2015.08.03 17: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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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성서부서 남양파출소 새내기 강연웅 순경
 

“제 업무를 지도하고 계신 멘토 선배는 인내를 강조하세요. 봉사하는 민주경찰이 기본이다. 화난다고 해서 힘쓰거나 강제로 할 수 없으니까 경찰은 참아야 한다. 약간은 부당할 수 있는 일도 먼저 참아라고요.”

강연웅 순경(24)의 한 마디이다.

지난해 8월 임용돼 현장에서 직무수행 능력을 평가받고 있는 시보 신분의 강 순경을 경기 화성서부경찰서 남양파출소에서 만났다.

그동안 중앙경찰학교에서 경찰관으로 갖춰야 할 기본 소양과 전문 지식을 배웠고 현장 평가도 오는 7일이면 마침표를 찍어 14일 이후에 정식 발령을 받게 된다.

강 순경은 지난해 1월 ‘전투경찰순경’으로 제대를 하고 6개월간 서울 노량진에서 인고의 시간을 보냈다. 그의 말대로라면 운좋게 첫 번째 시험에서 합격을 했고 비교적 이른 나이에 경찰공무원의 길을 걷게 됐다.

남양파출소에서의 근무는 주ㆍ야간으로 번갈아 진행되고 있다. 주간에는 사고 예방적 측면의 교통 단속이나 보행자 신호 관리 등을 위주로 활동하고 야간 근무는 각종 신고에 맞춰 동선이 결정된다.

현장 배치 첫 주는 개인적으로 불안감이 많았지만 선배들이 먼저 이야기를 건네고 해서 10주차를 넘어선 이제는 궁금한 사안을 물어보거나 조금은 여유있게 조언을 듣고 있다.

강 순경은 “현장 근무는 언제 신고가 들어올 줄 모르고 항상 긴장해야 하기 때문에 업무 피로도가 높은데, 야간 시간대는 밤샘 근무도 보통 일이 아니지만 주취자 소란이 가장 심각하다”고 지적했다.

그는 “몇 주차인지 기억나지 않지만 술 취한 60대 노인이 욕설과 함께 난동을 부려 ‘관공서주취소란’이라는 경범죄로 본서에 넘겼는데 정신적 고통을 많이 받았다”고 기억했다.

강 순경은 사실 초등학교부터 야구를 했던 운동선수 출신이다. 초등학교부터 유신고등학교 1학년 때까지 선수 생활을 하다 뜻밖의 사고를 당했다. 어깨 연골이 찢어지는 부상을 입어 수술을 해야 했는데 재활 기간이 오래 걸려 결국 그만두게 됐다.

당시 야구를 그만두고 ‘공부를 해야 하나, 기술을 배워야 하나’ 고민하던 시기에 경찰관인 아버지의 모습이 떠올랐다. 그저 멋있게 보여 그때부터 미래의 직업으로 경찰공무원을 꿈꾸게 됐지만, 지금 겪고 있는 것처럼 아버지가 그렇게 고생하는 줄은 꿈에도 몰랐다.

강 순경은 “경찰학교에서 배우는 것이 이론적이라면 여기는 어떻게 보면 실전이라 이론과 현실이 안 맞는 부분을 이해하면서 상황마다 정확하게 처리하는 방법을 배우기 위해 많이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동기 23명과 화성서부서에서 직무수행 능력을 평가받고 있다는 강 순경은 “고교 졸업 후 1년간 대학 공부를 하고 ‘전투경찰순경’으로 복무했지만 학력이 고졸이라며 근무에 영향을 미치지 않는 한, 정식 임용 후에 대학 공부를 하고 싶다. 스스로를 다독이고 발전시켜가면서 천직으로 삼은 경찰 조직에 도움이 되고 싶다”고 각오를 밝혔다.

[신아일보] 화성/강송수 기자 sskin@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