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롯데 부정적인 면만 증폭시킨 경영권 분쟁
[사설] 롯데 부정적인 면만 증폭시킨 경영권 분쟁
  • 신아일보
  • 승인 2015.08.02 17: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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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지주회사가 한국 롯데를 제어하고
일본화 된 아들이 경영하는데 한국기업인가

한국의 재계 5위인 롯데 그룹의 소유권 분쟁이 점입가경이다.

지난해 말, 신격호 총괄회장의 장남인 신 동주 전부회장이 일본롯데 부회장직 해임으로 세인을 놀라게 했을 때 만해도 찻잔의 태풍정도로 인식됐다.

신동빈 부회장의 승계가 성공적으로 진행되는 것으로 받아들여졌기 때문이다. 

실제로 신동빈 부회장은 회장으로 승진 취임했다. 그러나 7개월여 만에 밀려난 장남 신동주 전부회장의 반격은 세인을 놀라게 했다.

신동주 전부회장은 지난 달 27일 부친 신격호 총괄회장 등 일행과 함께 일본 롯데 홀딩스를 방문, 쿠데타를 시도했다.

실패했지만 내외에 던진 충격파는 일파만파였다.

우리나라 재벌의 민낯을 그대로 노정하고 재벌 승계의 문제점을 여과없이 들어 낸 것이다.

민법상 필요한 법적 절차 없이 구두로 인사 명령한 것부터가 상식에 어긋났다.

이른바 오너에게는 법 이상의 카리스마가 있다는 것을 보여줬다.

이러한 일련의 롯데 인사나 중요 경영 프로젝트가 형식적인 절차 없이 오너의 말 한마디로 결정된다는 것을 내외에 드러냈다.

신격호 총괄회장이 전례대로 구두 인사를 한 게 신동빈 회장의 반격 빌미가 됐지만 보편적인 상식을 가지고 있는 사람이라면 이해하기 힘든 의사결정 구조다.

우리나라 재벌들이 상속과 경영권 승계를 할 때마다 소리가 나지 않는 경우가 거의 없는 것을 감안하면 이번 롯데의 상속문제도 세간의 화제가 되리라는 것을 예상했었다.

그러나 내용이 3류극 수준이어서 세인의 관음증을 자극하기에 충분했다.

롯데 측으로 보면 수치스러운 일이 아닐 수가 없다.

이번 롯데 장자의 난은 우리에게 많은 것을 일깨워주고 있다.

첫째는 재벌의 승계 방식이다. 재산만을 가져가는 것이 아니라 경영권도가져가는 것의 문제가 크다는 것이다. 그러나 이는 우리나라 모든 재벌의 문제이기 때문에 법적인 뒷 바침이 없는한 개선할 수는 없는 노릇이다.

둘째는 롯데의 모호한 정체성이다. 롯데하면 제과부터 유통, 호텔, 건설 등 전 분야에 걸쳐 국민에게 다가간 국민 기업으로 인식하고 있다. 그만큼 국민에게는 친숙한 기업이다.

그러한 롯데가 일본에 본사를 두고 있는 광윤사와 롯데 홀딩스가 제어하고 있다는 것에 쉽게 이해가 안 간다.

롯데가 일본에도 있다지만 한국에 있는 롯데가 규모에 있어서 20배이상 큰데 주인은 일본에 있다는 것이 비정상적이다.

회사 경영권도 일본에 있는 2개 지주회사가 가지고 있다면 한국 롯데는 일본롯데의 하수인 격이 아니고 무엇인가.

그런데 이번에 경영권 다툼을 벌이고 있는 신격호 총괄회장의 아들들의 정체성도 문제다.

장남인 신동주 전부회장은 얼마전 까지도 일본국적을 가지고 있었고 한국어는 하지 못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부인도 일본사람으로 아들과 함께 한국과는 거리가 있다.

차남인 신동빈 회장도 30세까지 일본에서 거주 군미필이고 부인이 일본인이며 한국에는 이렇다 할 연고가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국 롯데가 재계 5위규모이지만 회사 지배구조로 봐서 전적으로 한국기업이라고 하기가 어려운데 경영자들의 인적구성도 정체성이 모호하다면 기업의 국적을 면밀히 검토해야 한다.

신격호 총괄회장의 아들들이 회사를 상속받아 경영하게 된다면 과연 롯데 그룹이 한국 기업이라고 할 수가 있는지도 의문이 간다.

국민의 사랑을 받을 수 있을는지 알 수 없다.

대한민국은 외국인이 와서 멋대로 기업을 운영, 부를 유출해도 되는 나라인가. 적어도 국격이 있는 나라라면 이를 제지할 수 있는 장치가 필요하다. 향후라도 정부는 이러한 측면에서 법적인 연구가 있어야한다.

롯데의 경영권 다툼이 주는 교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