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양희 인권보고관 “미얀마 정부가 안전 지켜줄 것”
이양희 인권보고관 “미얀마 정부가 안전 지켜줄 것”
  • 박재연 기자
  • 승인 2015.03.19 14:32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한국인 최고 유엔 인권보고관… 미얀마 승려 위협 지속

이양희 유엔 미얀마 인권 특별보고관은 18일(현지시간) 최근 미얀마의 한 불교 승려가 미얀마 내정을 간섭한다며 또다시 모욕적 언행과 선동적 발언을 했지만 미얀마 정부가 자신의 안전을 지켜줄 것으로 믿는다고 밝혔다.

이 보고관은 이날 스위스 제네바 유럽 유엔본부에서 기자회견을 통해 “미얀마 정부가 비록 나의 방문이 미얀마 국민 사이에 불신과 불협화음, 폭동을 조장할 수 있다고 비판했지만, 미얀마 정부가 나의 안전을 책임질 것이라는 신뢰가 있다”며 “7월말께 다시 미얀마를 방문할 계획”이라면서 이같이 말했다.

이 보고관은 그러나 “나와 동행한 스태프의 안전이 언제든지 위태로워질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면서 “국제사회가 이 문제에 직접 개입하고 (미얀마 정부와) 대화를 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이에 앞서 미얀마의 불교 승려 위라투는 지난 1월 양곤에서 시위 도중 이 보고관을 `‘매춘부’라고 지칭한 바 있다.

그는 또 이 보고관이 지난 16일 유엔 인권이사회에 미얀마 인권상황을 보고한 이후 자신의 페이스북에 “야수 같은 여자가 또다시 `로힝야’라는 이름을 사용하고, ‘백색카드’를 가진 사람들이 당을 만들 수 있도록 법 개정을 요구했다”면서 “이번에는 말로 그치지 않고 내 슬리퍼로 대신 말하겠다”면서 지지자들을 선동했다.

이에 대해 자이드 라드 알 후세인 유엔 인권최고대표는 “이 보고관이 방문했을 때 미얀마 정부가 협박이나 선동 등에서 안전을 보장할 책임이 있다”면서 “유엔이 이를 계속 주시할 것”이라 강조했다고 기자회견에 참석했던 유엔 인권최고대표사무소 루퍼드 콜빌 대변인은 밝혔다.

이 보고관은 “미얀마가 변모하기 위해 많은 노력을 하고 있으나 아직 해결해야 할 과제가 많다”면서 “당장 10월 말이나 11월 초에 총선이 열릴 전망이지만 지난 1982년 제정된 주민법에 따라 이슬람교도 등 백색카드를 가진 사람들은 임시 거주만 허용되고 사실상 투표권이 없는 실정”이라고 말했다.

이 보고관은 또 “로힝야 이슬람교도들이 수용된 IDP 캠프를 방문했지만, 최악의 상태였다”면서 “80% 이상이 불교도인 상황에서 그들은 그대로 있다가 죽거나 배를 타고 떠나는 두 개의 선택밖에 없다고 말했다”며 미얀마의 비인도적 인권상황을 설명했다.

한편, 이양희 미얀마 인권 특별보고관은 지난해 5월 유엔 인권이사회에서 한국인 최초로 유엔 특별보고관에 임명됐으며 지난해 7월과 올해 1월 미얀마를 방문한 다음 이를 기초로 올해 3월 유엔 인권이사회에 미얀마 인권상황을 보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