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키부츠’ 경험 인생관 바꾼 대학생 이지원씨
‘키부츠’ 경험 인생관 바꾼 대학생 이지원씨
  • 이은지 기자
  • 승인 2015.03.17 14: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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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친구들과 사귀며 자신감 충전… 도전하고 성취한 즐거움 커”
▲ 이스라엘 키부츠 봉사를 통해 세계 각국의 많은 친구를 사귀면서 큰 자신감을 얻었다는 부산가톨릭대 2학년 이지원씨와 키부츠 봉사 참여를 권유한 아버지 이종민씨.

“이스라엘 집단농장인 키부츠에서 해낸 6개월간 봉사자(볼런티어) 경험은 세계인들을 저의 가슴 안으로 받아들이게 할 정도로 자신감을 심어줬어요.”

대학생 이지원씨(23·부산가톨릭대학 소프트웨어 2년)는 6개월여의 키부츠 봉사자 생활, 3개월여의 나 홀로 유럽여행을 통해 새롭게 태어났다.

대학생이 됐지만 어느 날 갑자기 사는게 두렵고 기죽어 무력감에 빠져 “해보지 못한 것들을 경험해 봐야겠다”는 생각으로 1학년을 마친 뒤 2013년 초 휴학을 결행했다.

그렇게 헤매고 있던 그에게 아버지 이종민씨(49·사업)가 키부츠 봉사자 도전을 권유한 것이다.

인터넷을 뒤져 키부츠에 관한 정보를 얻고 지난해 6월 이스라엘행 비행기에 몸을 실었다.

사막 한가운데 있는 키부츠 로탄은 보안을 위해 비밀번호를 눌러야 출입할 수 있는 철제 울타리 속에 200여 채의 주택과 함께 주민, 군인 등을 포함해 200여명이 공동생활을 하고 있었다.

이들의 중요한 생계수단은 낙농업 리더의 지휘 아래 작업량 배정을 받은 봉사자들은 오전 1시에 일어나 작업준비를 하고 오전 11시까지 젖 짜기, 사료 주기, 축사 청소, 기계정비 등을 해냈다.

작업이 끝나면 그때부터는 자유시간. 친구들과 대화하고 산책하며 사막의 풍광을 감상하거나 키부츠 내에 있는 수영장에서 피로를 풀기도 했다.

그는 대학 입학 때까지 죽으라고 공부했으면서도 어렵게만 느껴졌던 ‘영어의 귀와 입’이 뚫리는 과정의 경험담도 털어놓았다.

룸메이트인 남아공 출신 대학생 펠로카지씨(25·여)가 친절하고도 꼼꼼하게 영어를 지도해 줬다.

귀가 뚫리고 입이 열리고부터는 동료, 주민들과 빨리 친해질 수 있었다. 특히 처음에는 발음이 괴팍하게만 들렸던 거주민의 히브리어가 5개월째부터 조금씩 들리기 시작했고 봉사자들이 쓰는 독일어, 프랑스어, 헝가리어, 이탈리아어, 스페인어 등도 떠듬떠듬할 수 있게 돼서 자신도 깜짝 놀랐다고 했다.

영어에 자신이 붙은 이 씨는 아버지를 졸라 귀국 전 3개월간 유럽 여행을 하겠다고 선언하고 영국, 프랑스, 독일, 독일, 헝가리, 이탈리아, 스페인 등지를 돌아다녔다.

키부츠 생활과 유럽 여행 덕분에 그의 외국인 페이스북 친구가 90명에 달하며 요즘도 수시로 친구들과 대화를 나누고 소식을 주고받는다.

이번 신학기 때 2학년으로 복학한 이 씨는 지금은 그야말로 자신감이 넘치고 있고 키부츠 봉사를 통해 도전과 성취가 가져다 준 행복의 의미를 깨달았다고 말했다.

또래 친구들에게 “한 살이라도 젊을 때 겁내지 말고 떠나서 도전하는 자세를 가지라”고 권하고 싶다는 이씨는 공부에 더 매진, 한국을 대표해서 외국과 교류하는 분야에서 일하고 싶다는 당찬 포부를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