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식목일 앞당겨 식수효과 극대화하자
[사설] 식목일 앞당겨 식수효과 극대화하자
  • 신아일보
  • 승인 2015.03.16 1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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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은 2월에 오는데 식목일은 4월에
활착에 가장 좋은 때로 재조정해야

오는 4월 5일은 올해로 69회째 맞는 식목일이다.

애림사상을 높이고 산림의 자원화를 위해 나무심는 날로 지정된 식목일이지만 전국 일선 시.군의 현장에선 이달 10일부터 앞당겨 식목행사를 벌이고 있다.

4월 식목일이 무색할 만큼 3월 식수가 보편화 되고 있음을 알수 있다.

자자체마다 식목행사를 3월중에 제각각 하게 됨에 따라 시민들의 참여율도 떨어지고 나무심기 열기도 예전 같지 못하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각 시.군마다 식목날짜가 다르면 일반 주민들은 나무 심는 날을 알기 어렵고 자치단체 공무원들만 참여해 썰렁한 식목일이 되기 쉽상이다.

이처럼 각 시.군이 식목행사를 서둘려 갖는 것은 지구온난화 영향 때문이다.

우리나라 식목일은 1946년 4월5일 미군정청이 처음 지정하면서 공식화 됐다.

당시는 4월5일이 나무심기에 적합한 시기였다고 판단해 식목일로 정했다. 그러나 지금의 한반도는 평균기온이 많이 상승한 상태다.

기상청의 연구논문에 따르면 1970년대 초에는 전국적으로 3월16일에 봄이 시작됐으나 최근에는 3월6일로 열흘정도 앞당겨졌다.

환경부와 기상청이 발간한 '한국기후변화평가보고서'는 한반도의 온도가 1954년부터 1999년까지 10년마다 평균 섭씨 0.23도 올랐으나 2001년부터 2010년 사이에는 섭씨 0.5도나 높아진 것으로 나타났다.

한반도의 급격한 기후변화를 확인 할 수 있다.

첫 식목일이 지정된 이후 70년이 지난 오늘날에는 지구온난화에 따라 봄이 적어도 17일 이상 빨라진 것이다.

나무이식은 낙엽이진 가을이나 뿌리에서 물이 오르기 보름전이 적기다. 나무휴면기에 이식을 해야 나무가 스트레스를 덜 받게돼 뿌리를 잘 내리고 성장도 잘 한다는게 식물학자들의 공통된 견해다.

우리가 지금까지 식목행사를 해온 4월5일쯤에는 식물들이 생장활동을 시작한지 오래돼 잘 살 수 있는 확률이 아주 낮을 수 밖에 없다.

혹자는 "조선조 성종 24년 3월10일(양력 4월5일)에 임금이 선농단에서 논을 일군 뜻깊은 날이니 바꾸지 말아야 한다"고 주장한다.

또 4월5일이라는 날짜가 24절기중 하나인 청명과 같아 나무심기에 적합하다는 이유를 대기도 한다.

하지만 공을 들여 심은 나무가 잘 자라지 않고 죽어버린다면 역사적 의미가 무슨 소용이 있으며 청명이 뭐가 중요하겠는가.

우리가 오랜기간 동안 참여해온 현재의 식목일이 생물학적으로 식목에 적합한 시기인지, 기존의 틀에 얽매여 식목일의 본 취지를 살리지 못하고 있는 것은 아닌지 심도 있게 생각해야할 시점이다.

식목일을 앞당기는 것은 묘목의 생사에도 밀접한 관계가 있지만 4월5일경이 농촌에서 농사를 시작하는 시기여서 농촌의 바쁜 일손을 분산하는 효과도 있다.

지리적으로 북쪽에 있어 우리보다 더 늦게 봄이 찾아오는 북한이 한 달 이상 빠른 3월2일을 '식수철'로 정해 식목행사를 하는 것도 참고할 필요가 있다.

산림청도 지구온난화로 인한 기후변화를 고려해 식목일의 날짜와 명칭을 바꾸는 문제를 검토한 바 있다.

날짜는 3월로 앞당기고 식목일의 명칭도 '산림의 날', '나무의 날', '산의 날', '숲의 날' 등으로 바꿀 계획이라고 발표했지만 5년이 지난 지금도 유야무야한 상황이다.

'푸른복지국가'를 설계하고 국민에게 그 뜻을 심어주어야 하는 국가 대사가 청장이나 장관이 바뀌었다고 '나 몰라라'하고 있으니 답답하기 짝이 없다.

정부는 더 이상 머뭇거리지 말고 심은 나무가 뿌리를 잘 내려 생존하기에 가장 좋은 시기를 택해 식목일을 재조정해야 한다.

봄은 2월에 오는데 식목일은 4월에 그대로 두는 것이야 말로 비창조적인 발상이 아닐 수 없다.

식목일을 한달 앞으로 앞당겨 예산과 낭비를 줄이고 식목효과를 극대화하는게 창조경제와도 맥을 같이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