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국악선교회 황대익 목사, 국악찬송가 음반 발표
한국국악선교회 황대익 목사, 국악찬송가 음반 발표
  • 오규정 기자
  • 승인 2015.01.27 15: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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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정서에 맞는 찬송가 불러야죠”
 

“우리나라 찬송가에는 외국 유행가나 국가, 민요에 가사만 붙인 것들이 많습니다. 우리 음악이 얼마나 좋은데 부끄러운 일 아닙니까. 우리 정서에 맞는 우리 찬송가를 만들고 싶습니다.”

최근 첫 국악찬송가 음반 ‘나의 하나님’을 낸 한국국악선교회 회장 황대익 목사는 27일 “우리 정서에 맞는 찬송가가 필요하다”며 국악찬송가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황 목사가 국악찬송가에 처음 관심을 두게 된 것은 지난 1973년 빌리 그레이엄 목사가 한국을 방문했을 때로 거슬러 올라간다.

“100만 명이 모인 자리에서 2천 명으로 구성된 성가대가 헨델의 메시아에 맞춰 할렐루야 찬양을 하는데 수십만 명이 기립박수를 치는 겁니다. 그걸 보고 왜 우리의 음악으로, 우리의 찬양으로 온 세계 사람들이 기립박수 할 수 있는 찬양을 못 만들까 생각했고 강한 도전의식이 생겼습니다.”

황 목사는 이후 1984년 한국국악선교회를 설립하고 국악을 통한 선교활동에 매진해 왔다. 그동안 국악합창곡과 성경판소리, 국악기로 연주한 찬송가 음반 등을 내놨지만 교회에서 일반 신도들이 부를 수 있는 국악 찬송가를 만드는 일은 쉽지 않았다.

신학적으로도 문제가 없고 예배음악으로도 어색하지 않게 가사를 만드는 일도 어려웠다. 그러나 더 큰 문제는 국악 찬송가에 대한 교회의 시선이었다.

“‘국악’이라고 하면 무속에서 쓰이는 음악이나 불교 등을 연상하는 분들이 많습니다. 술집에서 기생들이 부르던 음악이라고 생각하는 사람들도 있고요. 또 교회 음악을 하시는 분들이 대부분 서양음악 지도자들인데 그런 분들이 국악에 대해 모르면 모른다고 해야 하는데 나쁘다고 하는 사람들도 있습니다. 이 일을 처음 시작할 때는 ‘귀신 음악 한다’며 이단 취급을 받기도 했죠.”

그러나 오랜 노력 끝에 노하우가 쌓였고 그 결과 국악선교회 설립 30주년을 맞아 처음으로 국악 찬송가 20곡을 담은 ‘나의 하나님’ 음반을 출시하게 됐다. 음반에는 대형교회 목사들이 직접 작사·작곡에 참여해 힘을 보탰다.

이번 음반에 수록된 노래 중 ‘나의 하나님’은 극동방송 이사장인 김장환 목사가 작사했고 지구촌교회 이동원 원로목사는 ‘영원하신 예수님’의 노랫말을 썼다. 이밖에 문성모 서울장신대 총장 등이 작사·작곡에 참여했다.

황 목사는 국악 저변 확대를 위해서도 국악 찬송가 보급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예배 시간 중 3분의 1 정도는 찬송가를 부릅니다. 5만 개 교회에서 모두 국악 찬송가를 부른다고 생각해보세요. 급속도로 국악 저변이 확대될 겁니다.”

황 목사는 ‘나의 하나님’을 시작으로 올해 80곡을 추가로 발표한 뒤 내년에 200곡, 내후년에 200곡 등 3년간 국악 찬송가 500곡을 만들겠다는 야심 찬 계획을 세우고 있다.

“아직 교회 중 1%에도 보급이 안 됐지만 우리 문화에 관심을 두고 문의하는 목사님들이 많아지고 있습니다. 수많은 나라 교회들이 자기네 노래로 찬송합니다. 우리나라 찬송가 중에는 외국의 군가나 유행가, 국가 멜로디에 가사만 붙인 것이 많습니다. 문화적으로 부끄러운 일이지요. 찬송가 중 장례 찬송만 해도 우리 실정에는 사실 맞지 않습니다. 우리 민족이 부를 수 있는 찬송가를 만들고 싶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