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국제시장’ 윤제균 감독 관객 1000만 돌파 ‘눈앞’
영화 ‘국제시장’ 윤제균 감독 관객 1000만 돌파 ‘눈앞’
  • 전호정 기자
  • 승인 2015.01.11 15: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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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모시대의 고생한 이야기 의도와 해석 다를 수 있어”
 

윤제균 감독이 5년 만에 메가폰을 잡은 영화 ‘국제시장’이 ‘천만 클럽’ 가입을 목전에 두고 있다.

개봉 25일째인 지난 10일 누적관객수 900만명을 돌파한 ‘국제시장’은 개봉 첫날을 제외하고는 줄곧 박스오피스 1위를 차지하며 흥행몰이 중이어서 이대로라면 수일 내로 올해 첫 ‘천만 영화’가 될 전망이다.

‘국제시장’이 누적관객수 1000만명을 넘으면 윤 감독은 한국영화사상 처음으로 ‘천만 영화’를 두 편 탄생시킨 감독이 된다.

앞서 지난 2009년 선보인 ‘해운대’는 1145만명을 기록했다.

하지만 최근 전화로 만난 윤 감독의 목소리는 생각만큼 밝지 않았다.

‘아버지에 대한 헌사’로 만든 영화 ‘국제시장’을 놓고 과거사에 대한 미화라는 지적이 일면서 이념 논쟁까지 불거진 탓이다.

“영화를 만들 때는 소통과 화합을 염두에 뒀는데 막상 개봉하니 소통과 화합은커녕 논란과 갈등이 생기고 좌우, 진보와 보수 등 나라가 양편으로 나뉘어 가슴이 아팠습니다.”

윤 감독은 “영화를 만든 의도와 전혀 다른 방향에서 정치적인 부분에 대해 논란이 일어나서 처음에 많이 당황했다”고 말했다.

“나름대로 곰곰이 생각해 답을 찾았어요. 이게 영화 아니겠느냐는 거죠. 영화라는 매체의 특성상 만든 사람의 의도와 보는 사람의 해석은 분명히 다를 수 있으니까요. 그래서 보는 사람이 다른 해석을 한다고 해서 만든 사람이 속상해하고 괴로워하는 건 아닌 것 같다고 생각을 하니 마음이 편해졌습니다.”

윤 감독은 “부모 세대의 고생한 얘기에 초점을 맞춰 영화를 만들다 보니 영화에서는 정치적, 사회 비판적인 시선이 빠졌다”면서 “그 시대를 미화하려고 만든 게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영화 속에서 논쟁을 불러온 장면 중 하나는 주인공 덕수(황정민)와 아내 영자(김윤진)가 벤치에 앉아 말다툼하다 애국가 소리에 ‘국기에 대한 경례’를 하는 장면이다.

해당 장면은 “다음 시퀀스로 자연스럽게 넘어가기 위한 장치”라는 것이 윤 감독의 설명이다.

“그 장면이 그렇게 이슈가 될지는 정말 몰랐어요. 풍자냐 애국을 강조한 거냐 다양한 해석이 나오는데 전 둘 다 맞다고 생각합니다. 시각에 따라 다르게 볼 수 있으니까요. 그 장면은 극에 달한 부부간의 갈등을 짧은 시간 안에 자연스럽고 편하게 해소하고 다음 장면으로 넘어가는 방법을 고민하다가 넣은 거였어요. 당시에 국기에 대한 경례가 있었으니까요. 편안하게 찍었던 신이었는데….”

베트남전에 참전한 한국군을 ‘영웅’으로 미화했다는 일각의 주장에 대해서도 억울함을 호소했다.

“역지사지를 얘기하고 싶었습니다. ‘흥남 철수’ 때 연합군이 한국에 도움을 준 장면으로 영화가 시작되는데 사실 연합군이 우리나라를 도운 것은 인정해야 하지 않나요? 베트남전 참전이 우리나라의 경제발전에 도움이 된 것도 사실이고요.”

윤 감독은 “모든 사건은 동전의 양면처럼 장점도 있고 단점도 있다”며 “한 사건의 장단점을 얘기하려고 만든 영화가 아니니까 너그러운 시각으로 봐줬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정치적인 성향을 묻자 “나는 보수도 아니고 진보도 아니다”라고 잘라 말했다.

“전 솔직히 야당의 표를 찍은 적도 있고 여당의 표를 찍은 적도 있어요. 대다수 국민도 저와 같다고 생각합니다. 아무리 보수라고 해도 보수에서 하는 걸 무턱대고 지지하고 손뼉 치지 않아요. 그렇게 상식적인 판단과 균형 감각을 지니고 있는 게 국민입니다.”

윤 감독은 “나는 옳고 상대는 틀렸다는 데서 갈등이 생긴다”면서 “사회가 경직돼 영화에까지도 그런 잣대가 들이대지는 것 같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서로 인정하고 조금 이해하면 갈등하고 싸우기보다 화합점을 모색할 수 있지 않겠느냐”며 “사람들이 보다 유연한 사고를 가졌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