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자투고] 부산영도 유격부대 유적지 비를 아시나요?
[독자투고] 부산영도 유격부대 유적지 비를 아시나요?
  • 신아일보
  • 승인 2014.12.14 13: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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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지방보훈청 장정미

▲ 부산지방보훈청 장정미
“부산 태종대 안에 있는 영도유격부대유적지비에 동생의 이름이 있는 것 같습니다. 생사를 알고자 이산가족 찾기에도 나가보았지만 찾을 수 없어 애타게 지내온 날이 수십 년이 지났어요.”

전화기 너머로 전해지는 노년의 여자목소리에는 혹시나 찾을 수 있을까라는 기대로 떨림이 느껴졌다.

예~ 영도유격부대유적지비가 현충시설물로 등록이 되어있지만 명각되어진 모든 분들의 인적사항을 알 수는 없으니 조금 기다려 주시면 유적지비를 건립한 단체에 확인해 연락드리겠다”는 이야기를 남기고 인적사항을 받았다.

짧은 전화 상담 중에도 그 오랜시간의 기다림이 전해져 마음이 애잔해졌다.

혹시나 하는 마음으로 국립묘지 안장자검색과 내부 전산망을 통해 등록된 기록을 검색하고, 영도유격부대전우회에 연락하여 대상자분을 수소문했다.

며칠 후 민원인이 찾는 분은 아니라는 결과가 나왔고, 그 동생분과 같은 이름의 영도유격부대 참전유공자분의 동의를 얻어 민원인과 전화 연결을 해드렸다.

찾고자 하는 분이 아니라 실망하셨을 민원인의 마음이 어떨까 생각하니 죄송한 마음뿐이였다. 하지만 오히려 그동안 알아봐줘서 고맙다는 말을 남기시고는 밝은 목소리로 전화를 끊으셨다.

상담과정에서 중간 중간 확인된 사항을 전하면서 “바로 확인이 되지 않으니 좀 더 기다려주세요” 하는 나의 말에 “몇 십 년을 기다려왔는데 며칠 못 기다리시겠냐며” 전화를 끊으시던 목소리가 떠올라 더욱 안타까웠다.

유람선이나 고기잡이 배들이 돌아가는 오륙도가 보이고 전망대에서 내려다보이는 해안은 빼어난 아름다움을 지닌곳 부산 태종대...

부산의 유명한 관광명소인 태종대 내 태종사 근처 완만한 오솔길을 따라 올라가다보면 울창한 숲속 잘 단장된 곳에 영도유격부대유적지비가 서있다.

유적지비는 한국전쟁에서 전사한 491명의 영도유격부대원을 추모하기 위해 생존대원들의 뜻을 모아 1984년 9월 12일 건립됐다.

‘Y부대’, ‘파라슈트 부대’ 등으로 불린 영도유격부대는 1950년 육상과 해상,공중으로 적후방에 침투해 기지파괴와 정보수집 등 유격작전을 수행했던 비정규부대로 1950년 11월 당시 육군 대위였던 한철민 부대장을 중심으로 함경북도와 강원도 출신 반공청년 1200명이 극비리에 창설했다.

이 부대는 영도 태종대 일대에서 3∼4개월간의 특수훈련을 받고 투입돼 2년 1개월에 걸쳐 적군 4천810명 사살, 각종 군사시설 파괴 378건, 각종 무기류 노획 등의 전과를 올린 것으로 기록돼 있다.

나라와 겨레의 국난을 구하고자 하는 일념으로 수많은 전과를 올리다 목숨을 잃은 호국영웅의 고귀한 희생을 생각하며 6.25전쟁 때 군번도 계급도 없이 북파·사한 부산영도유격부대원들의 이름을 한 분 한 분 불러본다. 잊혀진 전쟁영웅이 아닌 우리가 기억해야할 전쟁 영웅들의 거룩한 이름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