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이접기 세계 전파는'한류'견인하는 역할"
"종이접기 세계 전파는'한류'견인하는 역할"
  • 오규정 기자
  • 승인 2014.11.11 18: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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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이접기 전도사 노영혜 이사장, 16개국 37개 지부 개설

 
[신아일보=오규정 기자] 노영혜 종이문화재단·세계종이접기연합 이사장은 '종이접기·종이문화 전도사'로 불린다. 국내외에 우리의 것을 알리기 위해 백방으로 뛰고 있어서 주변에서 붙여준 칭호다. 

매년 종이문화의 날(11월 11일)을 맞아 대규모 컨벤션 행사를 연다. 올해도 9일부터 이틀 동안 국내외 전문 강사와 애호가를 초청해 다양한 프로그램을 마련했다.

이 컨벤션은 '종이접기와 종이문화 세계화'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 참가자들은 매년 "글로벌 네트워크를 통해 종이문화의 세계화를 이루자"는 '세계화 선언문'을 외치며 결의를 다졌다.

노 이사장은 지난 2003년부터 일본의 종이접기를 일컫는 '오리가미'가 세계 전역을 뒤덮은 현실에 맞서 우리의 '종이접기'(Jongie jupgi)를 세계에 알리는 데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9년 전 종이문화재단을 세운 것도 같은 맥락에서다.

지난 10일 행사장에서 만난 노 이사장은 "지금까지 전 세계 16개국에 37개 지부를 개설했다"며 "이제 시작에 불과하다"고 결의를 다졌다.

"특히 오리가미가 정착한 미국을 집중적으로 공략했어요. 워싱턴DC, 메릴랜드 몽고메리, 버지니아, 뉴욕, LA, 일리노이, 디트로이트, 텍사스, 밀워키, 타코마 등지에 지부를 세우고 현재 활발하게 활동하고 있습니다. 올해는 미국 LA 지역 3개 초등학교에 재직하는 현지 정규학교 교사 13명에게 종이접기 강사 자격증을 처음으로 발급했습니다."

노 이사장은 올해에도 세계화 발걸음을 재촉했다. 독일 프랑크푸르트 바트소덴에 지부를 개설하는가 하면 오세아니아한글학교연합회 소속 51명의 교사에게도 강사 자격증을 발행했고, 필리핀 서부의 일로일로시를 찾아가 현직 교사 100명을 종이접기 강사로 양성했다. 

여러 기관과도 업무협약(MOU)을 맺기도 했다. 필리핀 노스웨스턴비사얀대, 미주한인재단(전국 총회장 박상원), 세계한인언론인연합회(회장 장마리아), 독립국가연합(CIS) 한국교육문화학교연합회, 인덕대 등과 종이접기 세계화를 위한 네트워크 구축에 함께 나서기로 약속했다.

"지난 8월 경기도 과천 국립과학관에서 열린 수학 분야 국제콘퍼런스인 '브리지스 콘퍼런스'에 우리 종이접기 작품을 전시했어요. 30여 개국 300여 명의 수학자, 과학자, 건축가, 예술가 등이 참석했습니다, 이들은 '놀랍다', '환상적이다'라고 외치며 호평했답니다. 우리 종이접기의 위상이 높아졌음을 실감했죠."

노 이사장은 '조이'라는 단어도 퍼뜨리고 있다. 이 용어는 우리나라 종이의 원료인 닥나무의 '저'(楮)자가 '저이→조이→종이'로 발음이 변천한 데서 따왔다. 지금도 영남 지방에서 흔히 들을 수 있는 '종이'의 사투리 '조이'는 영어의 '기쁨'과 '즐거움'이란 뜻의 '조이'(Joy)와 발음이 같다.

그는 종이접기·종이문화 세계화를 위해 태권도를 모델로 삼았다. 태권도가 일본 '가라테'와의 경쟁을 뚫고 올림픽 종목으로 채택된 것처럼 '오리가미' 대신 종이접기(Jongie Jupgi)를 세계에 심겠다는 것이다. 그래서 태권도처럼 '삼각접기', '학접기' 등의 용어를 한국어로 표준화하고 있다.

하지만 그의 세계화 작업이 순탄치만은 않다. "한국이 종이접기의 종주국"이라고 인터뷰에서 주장하면 일본이 반발하며 문제 삼고 있기 때문이다.

노 이사장은 "역사 자료 발굴과 고증을 통해 우리가 종이문화와 종이접기를 일본에 전파했다는 사실을 하루빨리 밝혀내는 것이 일본을 꼼짝 못 하게 하는 길"이라며 "현재 역사학자, 서지학자, 불교계 등과 접촉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종이접기 세계화에 나서면서 한 가지 고민도 생겼다. 한국의 문구업체와 공동전선을 구축해 세계화 작업을 추진하지 않다 보니 오히려 일본의 문구업체의 배만 불려주는 기현상이 일어나고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여러 업체와 머리를 맞대고 있다.

"전 세계 재외동포는 물론 태권도 관계자, 한국문화원, 재외공관 등의 도움이 필요합니다. 종이접기 세계 전파는 곧 '한류'를 견인하는 역할을 하기 때문입니다. 정부도 적극적으로 지원해 주기를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