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적기업 '오 요리 아시아' 이지혜 대표
사회적기업 '오 요리 아시아' 이지혜 대표
  • 오규정 기자
  • 승인 2014.11.06 17: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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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주여성·노숙인도 일자리 기회 줘야"

▲ 이지혜 ㈜오요리아시아 대표
'홍대 맛집'으로 통한 아시아음식 레스토랑 '오요리아시아'는 사회적인 목표를 이루면서 수익을 내는 사회적기업으로도 많은 주목을 받았다.

2009년 11월 문을 연 이 식당은 결혼이주여성들에게 건강한 일자리를 제공한다는 소박한 목표를 갖고 출발해 초반의 어려움을 딛고 건실하게 수익을 내며 제자리를 잡았다. 지난 5년간 20여 명의 이주여성들에게 일자리를 주거나 직업 교육을 했고, 다문화 요리교육 프로그램을 만들어 지역 주민과 함께 했다. 사회적기업을 준비하는 이주여성이나 청년들에게 컨설팅도 해줬다.

게다가 해외로도 사업을 확장해 태국과 네팔에 각각 레스토랑과 카페 매장을 내고, 현지 취약계층 주민들에게 직업훈련을 시키는 등 희망의 씨앗을 뿌리고 있다. 작은 사회적기업으로서 엄청난 일을 해 낸 것이다.

이렇게 짧은 시간 동안 괄목할 만한 성과를 이룬 오요리아시아가 새로운 도약을 꾀한다. 지난달 마포구 서교동에 있던 매장을 닫고 종로구 북촌로(가회동)에 '떼레노'란 이름의 유러피안 레스토랑으로 5일 새롭게 문을 열었다.

개점을 앞두고 만난 이지혜(40) ㈜오요리아시아 대표는 "아시아 여성을 위한 사업을 확대하고 수익을 안정적으로 내기 위해 매장을 확장, 이전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이 매장에서 일하는 요리사들 중에는 해외 유학파 출신도 여럿 있다. 2년 전부터 오요리아시아에서 일한 베트남 출신 이주여성 보티 녹넌(34) 씨는 꾸준한 노력으로 조리사 자격증을 따고 실력을 인정받아 일류 요리사들과 함께 일하고 있다.

또 노숙인 자활을 돕는 잡지 '빅이슈'를 판매하던 노숙인 남성(44)과 어려운 환경의 청소년 5명이 함께 직업 훈련을 받고 있다.

숙련되지 않은 이주여성이나 청소년, 노숙인 등 취약계층을 고용하면서도 식당이 경쟁력을 잃지 않고 성공할 수 있었던 비결은 "취약계층을 배려하되 일을 하는 자세에 있어서는 똑같이 엄격한 잣대를 들이댔기 때문"이라고 이 대표는 말한다.

"취약계층이 언제까지 좋지 않은 노동환경에서 저임금으로 버티게 할 수는 없잖아요. 이들이 요리를 제대로 배운 사람들과 섞여 무리 없이 일할 수 있는 수준이 되어야 어디서든 괜찮은 일자리를 얻을 수 있거든요"

앞으로도 이들을 계속 훈련시켜서 자립할 수 있도록 도울 계획이다.

오요리아시아가 아시아로 눈을 돌린 건 이주여성들이 안고 있는 근본적인 문제를 고민했기 때문이다.

지난해 5월 네팔 카트만두에 연 '카페 미띠니'에는 현지의 절대빈곤층 여성들이 커피와 제과제빵 기술을 교육받고 직원으로 고용돼 일하고 있다. 태국에 지난해 9월 문을 연 레스토랑 '오요리 더 그릴'에는 빈곤한 환경에서 성매매에 내몰렸던 여성들과 갱단으로 활동하던 고산족 청소년들이 호텔 출신 전문가들로부터 직업 훈련을 받고 있다.

이지혜 대표의 장기적인 목표는 아시아 여성들의 자립을 돕는 비영리 펀드를 만드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