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수경 우리들병원 전 회장 '내 친구 노무현' 출간
김수경 우리들병원 전 회장 '내 친구 노무현' 출간
  • 고아라 기자
  • 승인 2014.11.05 16: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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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무현 전대통령에 관한 사적 기억 담아"

▲ 노무현 전 대통령의 후원자로 알려진 김수경 우리들병원그룹 전 회장이 지난 4일 오후 서울 마포구 상수동의 한 카페에서 열린 '내 친구 노무현' 출간 기자간담회에서 질문에 답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고(故) 노무현 전 대통령의 후원자로 알려졌던 김수경(65) 우리들병원그룹 전 회장이 노 전 대통령에 관한 기억을 기반으로 쓴 '내 친구 노무현'(한길사)을 냈다.

책을 펴낸 한길사는 "한 개인 김수경이 진실과 사실 사이에서, 상상과 실재 사이에서, 노출과 은폐 사이에서 소설적 진실로 써내려간 작품"이라고 밝혔지만 소설이라기보다는 소설 형식을 빌려 쓴 회고록에 가깝다.

노 전 대통령의 서거 등 정치적 사건들이 주요 배경이며 작가 자신과 노 전 대통령을 비롯한 정치인들의 실명도 그대로 나온다.

지난 4일 서울 상수동의 한 카페에서 기자들과 만난 김 씨는 "노 대통령과 평생 안 것은 아니지만 1990년대 노 대통령은 낭인 시절이었고 저는 책을 쓰면서 문화생산업자로 산다는 데 많이 실망했을 때 우연히 만나서 10년 정도를 친구로 지냈다"고 말했다.

이어 한 인간과 한 인간 사이의 우정이 돈을 준 정치적 후원자 관계로 호도되며 소비되는 데 대해 "많은 슬픔을 느꼈다"면서 "저한테 딱지처럼 따라다니는 그 시기에 대해 쓰지 않고 넘어가면 남은 인생 동안 시, 소설 쓰기가 거의 불가능할 것 같았다"고 출간 배경을 설명했다.

소설이라는 형식을 선택한 것에 대해 "노무현에 대한 책도 많이 나와 있는데 문학에서 노무현이라는 대상을 한번 소화를 해봤으면 했다"면서 "사실적 진실이 어디 있는지는 잘 모르겠지만, 작가로서 문학적 진실에 가장 근접한 방법으로 (노 전 대통령이) 대통령이 되기 전 2000년 이전의 10년을 사적인 기억의 몽타주로 이 책을 썼다"고 설명했다.

그는 "전기를 쓰려면 모든 순간에 대한 증빙이 있어야 하고, (소설이 아닌) 다른 장르로는 저의 주관적인 감정의 흐름을 집어낼 수 없다고 생각했다"면서 "없었던 일은 하나도 쓰지 않았다"고 말했다.

또 이번 책이 "아직 대통령으로서 공적 생활을 하지 않았던 노무현과의 사적인 만남들에 대한 기억"이라고 밝혔다.

서정주의 추천으로 등단한 시인이기도 한 김씨는 도서출판 열음사 대표 등을 지냈으며 신경외과 의사 이상호 씨와 결혼해 우리들병원을 설립했으나 2012년 이혼했다. 우리들병원은 노 전 대통령이 시술을 받으면서 유명해졌으며 이명박 정부에서 세무조사를 받아 표적 조사 논란이 일기도 했다.

김 씨는 "저도 인간이라 마음으로 도와드린 것 밖에 없는데 이런 괴로움을 당하는 것에 원망하는 마음이 없었던 것은 아니지만 그분을 운명적으로 친구로 받아들이지 않을 수 없었다"고 말했다.

김 씨는 '내 친구 노무현'에 이어 노 전 대통령의 집권 이후를 다룬 책을 시리즈로 펴낼 계획이다.

김 씨는 기자간담회에 이어 이날 오후 시독회를 열었다. 시독회에는 승효상, 김중만, 박노해, 김상중, 김원기, 김정길, 박재동, 홍신자 등 문화계 인사와 정치인들이 참석했다.

고(故) 신해철과 절친했다는 김씨는 이 자리에서 신해철이 작곡해 2012년 노 전 대통령 3주기 무렵에 건네준 'insomnia'(불면), 'suicide'(자살), 'wasteland'(황무지) 세 곡 중 '불면'을 공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