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아시론] 글로벌시대 살아남는 길, 차별화로 찾자
[신아시론] 글로벌시대 살아남는 길, 차별화로 찾자
  • 신아일보
  • 승인 2014.10.21 18: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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곽찬호 언론인·경제평론가

 
한국 메이저신문이 연일 특집으로 도배질하는 '중국 역풍에 우는 한국 경제'의 실상에서 잘나가던 일반기업에서 첨단기업까지 중국에 밀려 설 자리를 잃어가고 있다고 지적하고 있다.

중국은 달나라에 유인 우주선을 쏘아올린 저력과 기술로 첨단산업을 공략해 세계 1등 기업인 한국의 삼성전자, LG전자까지 궁지에 몰아넣고 있다.

2013년도 분기실적이 10조원에 달하던 삼성전자의 올해 제3분기(7-9월) 영업이익이 4조원대로 추락 했다.

대한민국의 간판기업이면서 세계적 우등생으로 인정받아온 삼성전자가 이 정도면 다른 기업은 어른 앞에 서 있는 힘없는 어린이 신세다.

중국만 가면 횡재할 것으로 보고 경쟁하며 진출한 중국 칭다오(靑島)에 한 때 섬유, 전자, 등 중소기업 6000개 한국기업이 군웅활거(群雄滑車) 했지만 이제 겨우 2500개사가 남아 있다. 남은 기업들도 보따리를 싸야할 기업이 수두룩하다는 것이 진출업체의 하소연이다.

돌이켜보면 한국기업들은 순진하다기보다 무모할 정도로 기술을 한꺼번에 중국기업에 넘겼다고 본다. 과거 일본기업들이 마산공단 등 한국에 진출 했을 때 조그만 공정하나도 수개월 수년 걸쳐 주던 것을 당시 상공부 출입기자로서 체험한바 있다. 그런데 한국기업들은 남의 기술인양 한꺼번에 몽땅 줘버린 꼴이다.

본인이 1973년부터 겸직하고 있는 日本 纖硏新聞 北京지국장은 중국인은 껍질을 벗길수록 속내가 드러나지 않는 '양파 같은 존재'라고 점을 중국에 갈 때 마다 너무 간과(看過)했다.

중국 사람들은 처음 투자 상담 때는 입에 담은 사탕까지 내어줄듯 간 쑥 빼어주다가도 투자가 이루어지고 공장이 가동되면 그때부터 안면몰수(顔面沒收) 하는 것이 중국인이다. 단순히 중국기업들이 달라는 기술뿐 아니라 모르는 기술까지 한꺼번에 넘겨주느라 안달한 것이 한국기업이고 한국 기술자라는 평이다. 결국 토사구팽(吐瀉口膨) 당하고 쓸쓸히 보따리 싸고 중국으로부터 돌아온 것이 부지기수다.

한국의 삼성, LG, 포스코, 두산 등 세계적인 간판기업이 어려움을 겪고 있는 상황에서 섬유, 전자 등 중소기업은 중국에 속수무책으로 당하고 있다.

고임금과 인력난에 중국으로 몰려갔던 봉제기업들은 국내산업의 공동화(空洞化)를 가장 먼저 재촉했다. 이제는 우리의 대들보로 버티던 화섬(化纖)산업이 괴물 중국에 밀려 생사기로에 서 있다. 단순한 가격경쟁력뿐 아니라 품질경쟁에서까지 밀리고 있는 것이다.

속담에 '비단장사 왕서방'이라고 했다. 장사에 타고난 기질의 중국 상술 앞에 어느덧 폭풍 속의 촛불 신세가 되고 있다.

최근 동향을 봐도 중국의 거센 공세 앞에 국내 화섬 산업은 그야말로 일패도지(一敗塗地) 위기에 몰리고 있다. 폴리에스테르DTY(延伸加工絲)만해도 국내 소요량은 2만 톤인데 비해 중국산을 중심으로 수입되는 물량이 9000톤에 달하고 있다 소비량의 45%에 달하지만 연내에 50%를 훌쩍 넘길 것으로 보인다.

더구나 한 회사가 한국 전체 생산량보다 많은 중국의 행리사, 생흥사를 비롯한 초대형 기업이 10개사에 달해 중국기업의 공략은 예사롭지 않다. 중국도 과잉 공급으로 화섬업계가 불황을 겪고 있는 최근에는 직기 1만 대를 함께 보유하던 화섬기업이 쓰러졌지만 중국 대기업의 공세는 갈수록 거세지고 있다.

비롯 화섬업계 뿐만은 아니다, 수출만이 살길인 대한민국으로서는 이제는 내수와 수출전선에서 모든 업종이 중국과의 치열한 전쟁을 버려야 하는 피할 수 없는 운명에 처해 있다.

이러한 치열한 경쟁에서 살아남는 길은 중국과 경쟁하는 품목으로 살아나가겠다는 발상은 아주 무모한 것이다.

중국의 설비는 한국과 일본 수준보다 훨씬 신 설비다. 생산성도 높고 품질도 좋다. 더구나 인건비는 아직도 한국의 3/1도 안 된다.

글로벌시대 우리가 살아남기 위한 지름길은 차별화를 위한 품목의 일대 변환을 서둘러야 한다. 하나마나하는 소리지만 레귤러(regular) 제품으로는 '계란으로 바위 치기'다. 모든 업종이 모든 품목의 차별화와 고급화를 통한 제품 생산 활동과 더불어 경영방식도 글로벌시대에 걸 맞는 이노베이션(inovation)을 적극 도입해야 한다.

 

/곽찬호 언론인·경제평론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