흡연권보다 국민 건강 우선정착 필요
[신아일보] 정부가 담배 가격을 2000원 인상하기로 했다. 이에 따라 현재 2500원이던 담배가격이 4500원으로 오른다.
물론 담뱃세 인상은 복지부가 담당하고 있는 건강증진법과 기획재정부가 관할하는 담배사업법 등을 고쳐야 하는 만큼 국회의 심의와 의결을 거쳐야 하는 절차가 남아있으나 1500원 인상보다는 2000원 인상이 여러 가지로 효과가 클 것으로 예상된다.
복지부는 이날 담뱃값 인상을 발표하면서 금연대책안도 내놨다. 여기에는 세목별 비중, 담뱃갑 흡연경고 그림 등을 포함한 비가격 금연 정책 등이 포함돼 있다.
이는 흡연자들이 낸 세금으로 마련된 예산이 과연 어디에 쓰이는지 의구심을 가지고 있는 국민들의 의문을 해소해 주기 위한 고육지책으로 보인다.
2000원 인상이 적정한지에 대해서는 흡연자와 비흡연자, 부자와 빈자, 청장년층과 노년층, 남자와 여자 등 각자의 이해관계에 따라 다를 것이다. 특히 흡연을 즐기는 서민들의 입장에서는 상당히 부담스러울 수가 있다.
그러나 우리나라 남성 흡연율이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최고 수준이고 청소년 및 여성흡연이 크게 늘고 있다.
샐러리맨들이 주로 모이는 회사 근처의 커피숍이나 길거리에서 흡연하는 여성과 청소년들의 모습을 보는 건 크게 어려운 일이 아니다.
흡연의 폐해는 두 말할 필요도 없다. 그럼에도 여성과 청소년층에서 흡연이 오히려 늘어나고 있는 것은 심각한 문제다. 특히 여성의 경우 2세에 까지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그 사회적 손실은 더 깊고 넓다.
담뱃값을 올려서라도 흡연을 억제해야 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현재 국내 담배가격은 △ 유통마진 및 제조원가 39%(950원) △ 담배소비세 25.6%(641원) △ 국민건강증진부담금 14.2%(354원) △ 지방교육세 12.8%(320원) △ 부가가치세 9.1%(227원) △ 폐기물 부담금 0.3%(7원) 등으로 이뤄져있다. 이들을 모두 더한 담뱃가격 2500원은 2004년말 500원 올린 게 마지막이다.
정부가 여론에 밀려 어영부영한 결과, 담뱃값은 가장 싼 반면, 흡연율은 최고다.
2012년 9월 현재 유럽연합(EU)산하 담배규제위원회가 OECD 22개국의 현재 담배가격(가장 많이 팔리는 제품)을 조사한 결과, 우리나라의 담배가격이 가장 낮았다.
나아가 현재 우리나라 담배가격 가운데 담뱃세가 차지하는 비중도 62% 정도로 WHO 권고치인 70%에 못미친다.
낮은 담뱃값 또는 담뱃세 수준과는 대조적으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건강통계(Health Data 2014)상 우리나라 남성 흡연율(15세 이상 매일 담배 피우는 사람 비율)은 37.6%로 그리스(43.7%)에 이어 두 번째로 높은 것으로 나타나 국가적 이미지에도 좋지 않는 영향을 끼치고 있다.
일부에서는 흡연권을 내세우기도 하지만 국민 건강이 우선이다. 국민 모두가 건강하고 밝은 삶을 영위할 권리가 있다. 국회도 관련법 개정 논의 과정에서 국민 건강을 우선시해야 할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