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준 극동 시베리아 이산가족협회장 "귀국 대상 확대해야"
김영준 극동 시베리아 이산가족협회장 "귀국 대상 확대해야"
  • 오규정 기자
  • 승인 2014.06.22 13: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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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할린 한인 귀국 사업 또 다른 이산가족 낳아"

▲ 김영준 극동 시베리아 이산가족협회장
[신아일보=오규정 기자] "사할린 한인의 영주 귀국 사업이 또 다른 이산가족을 낳고 있습니다. 형제 부모 간에 떨어져 살지 않도록 영주 귀국을 확대 적용해 주어야 합니다."

김영준(66, 사진) 극동 시베리아 이산가족협회장은 최근 인터뷰에서 사할린 동포 영주 귀국 사업의 대상을 확대해 달라고 호소했다. 그는 ㈔고려인돕기운동본부와 고려인문화농업교류협력회가 주관해 19일부터 29일까지 열리는 '고려인 동포 모국 방문' 행사에 맞춰 방한했다.

대한적십자사는 일본적십자사로부터 지원을 받아 사할린 한인 영주 귀국과 모국 방문 사업을 매년 추진해오고 있다. 대상자는 사할린 한인으로 사할린, 극동, CIS 지역으로 흩어진 1세와 2세 가운데 1945년 이전 출생자다.

김 회장은 "2세 가운데 1945년 이후 출생자는 제외하다 보니 부모와 형제 간에 생이별해야 하는 상황"이라며 "이미 2세들도 60세를 훌쩍 넘은 고령이므로 나이 구분없이 대상에 포함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김 회장을 비롯한 사할린 한인 관련 단체장들은 나이 제한에 따라 빚어지는 가족 이산을 막기 위해 지난 5월 8일 이산가족 대책 협의에 나서 결의문을 발표하기도 했다.

결의문에는 ▲사할린 동포 지원 한-일 적십자사 공동 사업에 사할린 한인 단체 대표를 포함할 것 ▲강제동원 피해자의 자손은 희망자에 한해 영주 귀국 허용 ▲사할린 잔류 1세에 대한 생계 지원금 지원 ▲일본의 사할린 한인 강제 징용자 미지급 임금과 우편예금의 사할린한인특별기금 조성 등을 담았다.

그는 "극동 지역 사할린 출신 한인 2세 가운데 아직도 모국 땅을 밟아보지 못한 사람이 많다"고 소개한 뒤 "이들은 고향을 그리워하던 부모가 돌아가시면서 꼭 한국을 가보라 했던 것을 기억하고 있다"며 모국 방문 사업이 좀 더 활성화되기를 기대했다.

이어 "한인들은 현지 의료 환경이 열악한 데다 형편도 어려워 병원을 자주 찾지 못하는 만큼 고국 방문 일정에 건강검진을 포함해 주었으면 좋겠다"고 건의했다.

사할린에서 태어난 김 회장은 1976년 가족과 함께 하바롭스크로 이주해 철도대학을 나왔다. 이후 모스크바방송 하바롭스크지부에서 한인을 위해 한국어 방송 번역 일과 아나운서 업무를 해오다가 5년 전에 퇴직한 뒤 이산가족협의회 일을 맡아 봉사하고 있다.

"극동 시베리아 지역에만도 사할린 출신 한인이 4천여 명 살고 있습니다. 이 가운데 아직 귀국하지 못한 1세도 100여 명에 이릅니다. 고국을 그리워하지만 자식과 손자들을 두고 떠날 수 없어 남은 분이 많은데 가족이 함께 살 수 있도록 정부가 배려해 주었으면 좋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