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킹카운티법원 3번째 한인 판사 정상기씨
美킹카운티법원 3번째 한인 판사 정상기씨
  • 온라인 편집부
  • 승인 2014.06.02 13: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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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정한 판결 내리도록 최선 다할 것"

▲ 정상기 판사
미국에서 13번째로 큰 인구 200만 명의 워싱턴주 킹카운티. 이곳 지방법원에 한인 판사가 탄생했다.

주인공은 정상기(미국명 새뮤얼 정·52, 사진) 변호사. 그는 지난달 27일(현지시간) 제이 인슬리 워싱턴주 주지사로부터 판사에 임명됐다. 이 법원 52명의 판사 가운데 지명희·전형승 판사에 이어 3번째 한인 판사에 올랐다.

시애틀에 있는 '리 애나브 정 법률회사'의 파트너인 정 변호사는 1989년부터 상법, 중재 등의 분야를 주로 맡아왔다.

정 신임 판사는 최근 전화 인터뷰에서 "오는 23일부터 출근한다"면서 "최근 대법관으로 임명된 매리 유 전임 판사의 잔여 임기인 2016년까지 활동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임기를 채우고 난 뒤 도전자가 나오면 선거를 치러야 하는데, 이 선거에도 다시 나서겠다는 뜻을 일찌감치 털어놓았다.

"서울에서 태어나 12살 때 이민했습니다. 그 뒤로 벽돌을 하나씩 하나씩 쌓는 마음으로 노력해 여기까지 왔지요. 저 혼자 할 수 있는 일은 아니었고, 가족과 주변 사람들의 도움 덕택입니다."

그는 자신의 인생철학과 가치관을 소개하며 '공정'이라는 단어를 여러 차례 언급했다. 킹카운티 법원에서는 민사와 형사, 가정법 등을 다룬다.

"'판사는 판결로 말한다'는 격언이 있습니다. 판결에는 재판을 담당한 판사의 철학과 가치관이 투영될 수밖에 없죠. 그래서 판사는 공정해야 합니다. 모든 사람이 법원을 떠날 때 졌든 이겼든 "아, 이 판결은 공정했다'라는 생각이 들게끔 말입니다. 약한 자를 보호하고 모든 사람에게 필요한 법. 이 두 가지를 잘 적용하고, 공정한 범위에서 인정받을 수 있는 판결을 하도록 노력할 것입니다."

그가 내세우는 공정은 법조인의 길을 걸으며 끊임없이 주민을 위해 봉사를 해온 데서 비롯된다. 그는 컬럼비아대와 조지 워싱턴대 로스쿨을 졸업한 뒤 1989년부터 변호사로 활동해왔다.

워싱턴주 한인변호사협회(KABA)를 설립해 초대 회장을 맡았고, 1992년 한인생활상담소를 설립해 무료 법률상담을 20년 넘게 하는 등 봉사에 앞장섰다. 현재 한인생활상담소 이사장으로 활동하는 그는 시애틀시의 국제구역 보전 및 개발 당국 이사로도 활약하며 지도력을 인정받고 있다.

인슬리 주지사는 "풍부한 법률적 경험을 지닌 정 변호사가 훌륭하게 판사직을 수행할 것으로 기대한다"면서 "좋은 평판과 커뮤니티와의 강한 유대감을 바탕으로 워싱턴주 법조계의 귀중한 자산이 될 것"이라고 임명 배경을 설명했다.

정상기 판사는 "지금까지 상업 소송을 맡아 변론해왔어요. 주로 이민자들을 대변했죠. 앞으로는 경범죄부터 살인사건까지 다양한 사건을 판결해야 합니다. 이민자가 많이 사는 킹카운티인 만큼 그들의 권익을 보호하면서 공정한 판결을 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