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동체 마을 만들어 고려인 돕고 싶어"
"공동체 마을 만들어 고려인 돕고 싶어"
  • 온라인 편집부
  • 승인 2014.06.01 11: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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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 슬라바 씨, 16년째 모국서 고려인 대상 목회 활동

▲ 최 슬라바 전도사

우즈베키스탄 타슈켄트에 살던 고려인 3세 최 슬라바(40, 사진) 전도사는 지난 1999년 선교사 초청으로 고국 땅을 밟았다.

그는 16년째 한국에서 지내며 하나의 소망을 키워가고 있다. 잘살 수 있다는 꿈을 안고 고국을 찾았지만 힘겹게 살고 있는 고려인들의 안정적인 정착을 위해 '고려인 공동체 마을'을 만들고 싶다는 것이다.

최 전도사는 여느 고려인보다는 순탄한 체류 생활을 했지만 고려인들이 어렵게 살아가는 현실을 가까이서 목격했기 때문에 시간이 흐를수록 그의 소망은 간절해지고 있다.

그는 자신의 뿌리를 알고 싶어 조부모가 살아생전 그리던 고국을 방문, 인천에서 취업해 3년간 돈을 모았다. 2004년 서울시 강서구 화곡동에 있는 그리스도대학에서 신학을 전공했다. 2011년 총신대학교 대학원에서 신학 석사학위를 취득한 이후로는 고려인을 대상으로 목회 활동을 펼치고 있다.

그는 최근 인터뷰에서 "안산, 화성, 동탄, 안성, 수원 등 경기도 일대에 고려인이 많이 모여 살지만 구심점이 없다보니 취업과 육아 문제 등에 공동 대처가 어려운 상황"이라며 "이들이 고려인 공동체 마을을 만들어 서로 도와가며 고국에서 뿌리를 내릴 수 있도록 관계기관의 도움이 절실하다"고 호소했다.

"고려인은 (조선족과 달리) 한국말이 서툴러 정식 취업이 어렵습니다. 그래서 무인가 직업소개소 등을 통해 불법 취업으로 흘러드는 경우가 많지요. 애써 취업을 해도 보험과 연금 혜택을 받지 못하는 것은 물론이고 임금 체불과 차별에 시달리다가 고국을 원망하는 이들도 늘고 있습니다."

최 전도사는 "3만 명이 넘는 국내 거주 고려인의 바람은 단순히 돈을 벌어 거주국으로 돌아가는 것이 아니라 고국에 뿌리내리고 사는 것"이라며 "공동체 마을을 통해 거주국과 한국에 흩어져 사는 가족이 하루속히 모여 살 수 있도록 도와야 한다"고 강조했다.

최 전도사는 올해가 고려인 러시아 이주 150주년이어서 어느 때보다 관심이 늘고 있지만 대부분 거주국 행사 중심이라며 상대적으로 국내 거주 고려인이 소외받고 있다고 지적했다.

최 전도사는 공동체 마을 조성과 함께 고려인이 많이 집결하는 서울시 동대문 인근에 '고려인 쉼터'를 꾸미겠다는 구상도 키워가고 있다. 구직 활동을 하거나 직장을 옮기는 고려인들에게 잠시 머물 공간을 제공하는 동시에 무료 취업 상담을 통해 불법 취업 브로커로 인한 피해도 줄이기 위해서다.

"해외 거주 유대인의 귀국 후 정착을 돕는 프로그램이 있는 이스라엘처럼 고국도 고려인에게 따뜻한 관심과 지원을 베풀어 주었으면 좋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