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물 없는 정부가 '욕설공화국'을 만들었나?
눈물 없는 정부가 '욕설공화국'을 만들었나?
  • 신아일보
  • 승인 2014.05.07 11:55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공직사회 개혁 없이 건강한 사회 힘들어

▲ 정종암 시샇평론가
다시는 없어야 할 세월호 참사에 선주와 선장, 그리고 마피아들은 물론 정부도 참회의 눈물이 없어 보인다는 게 대체적인 중론이다.

각료들이 '간신배의 처세술'만 읽고 인문학을 등한시한 탓인가? 전에 없었던 욕설이 난무하는 사회가 되었다.

필자도 인내가 한계인 나머지 사고 15일째 SNS를 통해 '개자식들'이란 욕설을 날렸다. 이 정도는 '양귀비의 젖무덤'처럼 아름다울 수도 있겠다. 정부의 어이없는 대처에 남녀노소 할 것 없이 욕설을 퍼붓는다. 전 국민이 트라우마에 빠진 게 맞긴 맞다.

여태껏 SNS에서 욕설은 친일의 가계도를 상쇄하려거나 사지 멀쩡함에도 총도 안 쏴 본 사내들이 국민 간 그릇된 분열을 획책하는 '종북몰이꾼'이나 '애국놀이꾼'만 했었다. 심지어 정부에 대해 지지정당을 떠나 입에 담을 수 없는 쌍욕까지 난무한다.

욕설이 대중문화 속에 등장할 수도 있어 나쁜 것만은 아니다. 어떤 욕구의 분출과 분노를 이길 수 없을 때 자연발생적으로 나올 수도 있다. 정부와 공직자에 대한 비난의 정서가 이전과 달라진 분위기임을 체감한다.

비난의 정서에 수용자인 국민에게 공감시킬 수 있는 훌륭한 요소로 몰입시킴에 욕에 대한 반감이 없다.

이러함을 작금의 사태에서 누가 누구에게 탓할 것인가?

지도층이란 자들이 부정의한 탓에 총체적 난국을 만들었기에 그 분노를 욕을 빌려 카타르시스를 해소하려는 심리를 이해한다.

그러면 LA중앙일보에 기고한 <미국이 강한 이유>란 재미 14년차 어느 교포의 글을 보자.

"첫째, 미국은 공정한 룰이 지배한다. 편법과 억지가 안 통한다. 한국은 맘대로 고치고 적당히 봐 주고, 누이 좋고 매부 좋으면 그냥 넘어간다. 둘째, 미국은 공권력이 존중받는다. 제복 입은 자를 신뢰하고 존중한다. 한국은 툭하면 소리치고 멱살 잡고 심지어 구타까지 한다. 이게 나라인가? 질서가 잡힐 리 없다. 시스템이 돌아갈 리 없다. 셋째, 미국은 리더를 인정한다. 정치적 의견이 달라도 국익 앞에선 하나가 된다. 한국은 아예 리더를 인정하지 않는다. 탈법과 술수로 올라간 자리들이어서 그럴까. 생각이 다른 이가 싫고, 나보다 잘난 사람을 용납하지 못하는 거다. 리더가 없으니 모두가 우왕좌왕이다. 넷째, 미국은 약자를 배려한다. 어디를 가든 어린이와 임신부, 그리고 노인들을 위하고 양보한다. 어린 학생들만 남겨놓고 어른들이 먼저 살겠다고 도망가는 일은 없다. 한국은 강자만이 군림하는 나라다. 돈 없고 힘없으면 살 수가 없다는 말을 수십 년 전에도 들었지만 지금도 듣는다. 다섯째, 미국은 무엇보다 생명을 소중히 여긴다. 첫째도 안전, 둘째도 안전이다. 따지고 또 따지며 보고 또 본다. 대충대충 얼렁뚱땅은 한국의 고질병이다. 겉만 번지르르한 나라, 속은 골병든 한국이 이제라도 바로 서려면 반드시 배우고 익혀야 할 것들은 또 있다. 여섯째, 미국은 말을 아낀다. 아무리 큰 사건에도 남을 난도질하는 말을 마구 내뱉진 않는다. 말은 칼이다. 제어되지 않는 말은 총칼보다 무섭다."면서 "좋은 것은 배우는 조국이길 빈다"고 끝을 맺었다.

그러나 가증스런 공직자들 때문에 우리나라는 죽은 꼴이다. 그러면서 "나는 국민들과 다르다"는 이들의 그릇된 엘리트주의가 판치니 문제다.

중국 역사상 최고의 태평성대였던 당 태종대는 쓴 소리의 달인 '위징'을 등용했기에 가능했다. 철저한 법가사상가였던 조조는 출신과 성분도 따지지 않았으며, 원수였을지라도 능력에 따라 인재를 등용했다. 조조를 치고자 했을 때 자신과 집안까지 모욕하는 글을 쓴 '원소' 편이었던 '진림'의 뛰어난 문장에 감탄해 등용했으며, 심지어 '장수'에게 '전위'란 장군과 아들까지 잃고도 '장수'와 '가후'가 투항했을 때도 편견 없는 탕평책으로 천하의 패권을 쥐는데 기여하게 했다. 또한 관리를 각지에 파견하여 지방의 인재들을 점수에 따라 등급을 매겨 조정에 천거하는 방식(구품증정제)을 채택해 당나라까지 이어졌다.

우리나라는 확실한 국가관하에 건실한 인재가 초야에 많은데도 발굴은커녕 자기들끼리만 주고받기에 '그놈이 그놈'이다. 국민은 죽어나는데도 간신배와 배부른 관피아인 럭셔리한 공직자만 득실거린다.

정책에 책임을 지고 신상필벌과 믿음을 근본으로 하는 리더십, 그리고 과감한 개혁정책을 펴 경제 살리기로 백성들을 잘 살게 하며 포용과 화합의 리더십을 보여준 제갈공명 같은 총리감 발굴이 어렵다는 것인가?

전쟁터에서도 문학을 했기에 눈물도 흘릴 줄 안 조조를 닮아라.

 

/정종암 시사평론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