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호 '살신성인 영웅들' 의사자(義死者) 지정하라
세월호 '살신성인 영웅들' 의사자(義死者) 지정하라
  • 신아일보
  • 승인 2014.04.30 1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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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들의 의로운 행동에 보답할 차례
숭고한 정신 기려 귀감으로 삼아야

해경과 전남어업지도선이 침몰 당시 찍은 동영상이 잇따라 공개되면서 초동 대응 조치 미흡 사실이 드러나면서 허탈한 마음을 감출 수가 없다. 또 배와 승객을 버리고 도망간 선장, 선원들의 행동을 보면 화가 치민다.

뻔히 구조할 수 있었던 생명들을 차가운 바닷물 속으로 배와 함께 수장시킨 이 상황은 아무리 생각해도 용서가 되지 않는다.

승객들을 버려두고 제일 먼저 탈출한 선장과 선원들이 있는 반면 많은 사람들을 구하다 자신을 희생한 이들이 있어 우리 사회가 그래도 아직은 살 만하다는 한 가닥 희망과 안도감을 심어 주었다.

배가 기울고 물이 차는 아수라장 속에서 세월호 알바 승무원 박지영(22, 여)씨는 "승무원들은 마지막까지 있어야 한다. 너희 다 구하고 나도 따라가겠다"고 말하며 수영도 할줄 모르면서 자신의 구명조끼 마저 학생들에게 벗어준 아름다운 사람이었다.

단원고 2학년 정차웅(18)군은 사고 당시 자신이 입고 있던 구명조끼를 친구에게 벗어주고 또 다른 친구를 구하려다가 생일을 하루 앞두고 희생됐다.

세월호 사무장 양대홍(45)씨는 아내와의 마지막 통화에서"통장에 돈이 좀 있으니 큰아들 학비 내라. 지금 아이들 구하러 가야 한다"며 급히 통화를 마친후 승객들을 구하기 위해 몸을 던졌다.

단원고 남윤철(35) 교사는 침몰 마지막까지 제자들의 탈출을 돕다가 끝내 세월호에서 생을 마감했다.

지난해 교편을 잡은 최혜정(24)교사 역시 끝까지 제자들을 돕다 배에서 빠져나오지 못했다.

특히, 단원고 2학년 최덕하(18)군은 세월호 사고를 최초로 신고해 배 침몰전 174명을 구할수 있었으나 자신은 결국 빠져나오지 못했다.

올가을 결혼을 앞두고 있는 아르바이트생 김기웅(28), 승무원 정현선(28·여)씨 두 사람은 침몰전 4명의 승객들을 구조한뒤 자신들은 희생됐다.

이외 에도 알려지지는 않았지만 얼마나 더 많은 사람들이 위급한 상황 속에서 숭고한 희생 정신을 발휘했는지 모른다.

이제는 우리가 그들의 의로운 행동에 보답할 차례다. 의사자(義死者) 지정은 이들의 죽음을 기리는 최소한의 도리라고 본다.

의사자(義死者)란 직무외의 행위로서 타인의 생명, 신체 또는 재산의 급박한 위해를 구제하다가 사망한 사람을 일컫는다.

국가는 사회정의 구현에 이바지 하기 위해 '의사상자 예우에 관한 법률'을 제정, 의사자의 유족에 대해 필요한 보상 등 국가적 예우하고 있으며, 사망 당시의 '국가유공자 등 예우 및 지원에 관한 법률'에 의한 기본 연금월액의 240배에 해당하는 보상금을 받는다.

최근 몸을 던져 의로움을 보여준 영웅들에 대한 의사자 지정을 청원하는 국민 서명 운동이 벌어지고 있는 가운데 지자체들도 이를 적극 추진하고 있다.

인천시는 예비 커플인 김기웅.정현선씨의 의사자 지정을 정부에 공식 요청했고, 안산시와 시흥시도 의사자 신청작업을 서두르고 있다.

자신보다 남을 먼저 챙겨 주려다 본인은 죽음에 이른 이들의 숭고한 희생정신과 살신성인의 자세는 모든 사람의 귀감이 되기에 충분하다. 정부가 조속히 추진해 오래도록 의로운 사람으로 기억될 수 있기를 기대 한다.

세월호 침몰 사고 발생 이후 오늘로 15일째다. 기대했던 생존자 구조 소식은 들려오지 않고 있지만 아직 희망의 끈을 놓고 싶지 않다.

참사속에서 '살신성인의 영웅들'의 의로운 행동으로 그나마 위안을 삼고 싶다. 우리는 참다운 의를 행하고 떠나간 그들을 가슴깊이 기억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