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호 참사로 인한 개각 '그 얼굴에 햇살'일 건대…
세월호 참사로 인한 개각 '그 얼굴에 햇살'일 건대…
  • 신아일보
  • 승인 2014.04.29 11: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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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종암 시사평론가

▲ 정종암 시사평론가
세월호 참사에 땅도 울고, 하늘도 울었다. 그러나 우리에겐 조국은 없었다. 정부도 없었다. 균형 잡힌 언론도 없었다. 있었다면 부정의에 찬 무능한 정부의 앵무새와 마피아(Mafia)만 득실거렸다.

이로써 대한민국호의 가치는 하락했다. 잊고 싶고, 생각조차 하고 싶지 않았기에 2주 만에 펜을 든다.

단지 필자는 SNS에서만 다음날부터 두서없이 이렇게 썼다. "가슴이 탄다. 어느 곳이든 안전 불감증이 문제다. 부디 살아오기만을 빌고 빈다. 사고 수습에는 우왕좌왕이다. 더 큰 재난이나 전쟁발발 시는 어떻게 될꼬? 그러나 민초들의 힘은 빛났다. 위난 시 항상 이렇게 나서는 영웅이다."

그리고 사고 4일째 "대한민국 공직자와 각 부처는 들어라. 보신주의, 부처 간 이기주의, 과잉충성 등이 문제를 더한다는 사실을! 내 조국이 이렇게 엉성할 줄이야. 주여! 주여! 저 어린 것들을 굽어 보살피소서."라고 절규했다.

다시금 6일째는 "국가는 무능하기 그지없다. 3류 국가임을 세계만방에 떨쳤다. 그러나 국민은 위대하다. 2달 간격으로 개최하는 예정된 동창회에서 누가 먼저라 할 것이 반주 한 잔만으로 토론 후 헤어진다. 여느 때 같으면 늦은 시각 대중교통 속은 술 냄새가 진동할 때가 많음에도 없다. 그런데도 일부 정치 사기꾼은 종북 프레임에 갇혀 갈등을 부추겨 여론의 몰매를 맞는다. 그에다 유력 정치인 아들이 '미개한 국민'이란 발언으로 불난 집에 기름을 끼얹어 분노에 찬다. '노블레스 오빌리주'에 대한 기대치에 대한 공분이다. 다시 말해 고대 그리스나 2차 대전, 그리고 한국전쟁 때 지도자급 자제들이 타국에서까지 죽어갔듯이 일국의 지도자급의 책무가 있기 때문이다. 기득권층 그대들이여! 자신의 아들딸을 가슴에 묻은 애비가 되지 않으시련가?"면서 "정부는 미개해도, 유족과 국민은 미개하지 않다. 왜, 힘 센 놈들은 책임이 없고 직무유기 등으로 처벌 안 돼! 힘없는 이는 누굴 믿나? 무색무취한 언론들도 호들갑 떨게 아니라 있는 데로 보도하자."고 말이다.

그래도, 그래도 수년간 이 정부 탄생을 고대했던 필자도 후한 점수를 조금이라도 주려고 애쓰는 게 한계다. '예스맨'이 아닌 쓴 소리에는 괘씸죄로 올가미를 씌울 것인가. 이러한 주검은 언제라도 내 가족과 이웃일 수 있다는 점이다. 혼자만이 세계만방에 떨쳐지는 이 창피함을 애써 숨기려 차단막을 치려해도 허사이기에 공허한 메아리로 돌아온다.

이러한 때 천리 길 시골 친구한테서 전화가 왔다. 일성은 이랬다. "이게 정부가(인가)? 동네 구장(이장)보다 못하다. 군 사조직을 추풍낙엽으로 보냈던 YS가 그립다." 그러면서 덧붙인다. "장관들 월급 받을 자격이 있는가?"다.

어이없다. 전 국민이 트라우마(trauma)에 빠졌다. 진도 앞 바다 구출 현장은 토끼몰이 하듯이 수많은 함정과 어선들이 에워쌓았다. 막강 국군과 해양경찰도 모자라 어선까지 합류하고도 우왕좌왕이다. 어느 목숨 하나도 살려내지 못했다.

이러한 속에서 제 밥값도 못하는 개념 없는 최상급 기득권층인 남녀 국회의원은 철지난 이념타령에다 분열의 헛소리를 찍찍거렸다. 이 나라에 캡틴은 없다.

지역 토호들과 공공기관의 커넥션은 대단했다. 사고 발생 12일째 내각을 총괄하는 총리가 사의를 표했다. 청와대는 내각 총사퇴를 만지작거리고 있을 것이다.

대통령제하에서 '바지사장'에 불과한 이들만 책임질 게 아니다. 청와대 비서진을 비롯한 실세들은 더욱더 책임이 크기에 물러나야 한다.

또 이들에게 '자리바꿈'으로 새로운 자리를 줄 것인가. 그렇게도 인재가 모자란단 말인가. 기득권층 관료사회와 정치집단은 부도덕하기 그지없다. 이들이 부정의를 정의로 둔갑된 사회로 만들고는 민초들에게 령을 내리는 형국의 질주는 가증스럽다.

끼리끼리 연줄로 작당한 이들의 철옹성은 건전한 상식과 참신함으로 뚫으려 해도 너무 견고하다. 또한 이들이 그 자리에서 물러나도 새로운 자리를 보전케 한다.

이번 참사에서도 보듯이 이들에게 놀아나는 국민들은 버림받았다. 개각! 웃기는 소리다. 탕평책이 아닌 '그 얼굴에 햇살들'로 자리만 바꾸는 여태껏 관행으로써는 하나마나이다.

온정주의(paternalism)에 의한 단합도 거두어야 한다. 또한 마피아들은 본래의 뜻인 '아름다움'으로 돌아가라. 그리고 막대한 권한을 가진 박 대통령은 혁명 수준에 가깝게 대한민국 전체를 바꾸어야 할 때이다. 그러지 않고는 대한민국의 미래는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