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산 '트라우마센터' 상설기관돼야
안산 '트라우마센터' 상설기관돼야
  • 신아일보
  • 승인 2014.04.29 10: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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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라도 빨리 설치, 치유프로그램 가동을
미국의 ‘9·11 테러’ 충격 치유 교훈삼자

세월호 참사로 학생과 교사 등 250여 명의 희생자를 낸 경기도 안산시 단원고 학생들은 극심한 심리불안에 휩싸여 있다.

이번 참사처럼 대형 사고를 겪은 사람은 단기적으로 불면·악몽·공황발작·환청·공격성향·우울증 등 급성 스트레스 장애를 겪는다고 한다.

이를 그대로 방치할 경우 환자의 10~20% 정도는 만성·장기적 '외상후 스트레스 장애(PTSD)' 단계로 진행된다고 전문가들은 전한다.

구조된 학생 75명과 교사 2명 등 생존자들은 심각한 트라우마를 겪고 있다. 구조된 학생들은 생사의 갈림길에서 빠져나오지 못한 친구들과 선생님들의 모습을 떠올리며 대부분은 우울ㆍ불안 상태가 위험 수준인 것으로 알려졌다. 당장 증상이 없더라도 앞으로 서서히 나타나 상당 기간 극심한 스트레스와 불안장애를 겪을 위험이 있다. 특히 상당수가 감수성이 예민한 10대 고등학생들이라는 점에서 문제가 심각하다. 이들이 일상으로 돌아갈 수 있도록 시간을 갖고 치료에 전념해야 한다.

당국은 이번 사고의 생존자뿐 아니라 단원고 학생과 교직원, 학부모 모두에 대한 심리 치유 프로그램을 적극적으로 진행해야 하며 트라우마(정신적 외상)에 대해서도 치유 프로그램을 가동해야한다.

정부는 참사 피해자와 가족들이 많이 거주하는 안산 지역에 주민의 정신·심리 치유를 목적으로 '트라우마(정신적 외상) 센터'를 설립할 예정이라고 한다.

특정 사고의 외상후 스트레스장애 관리를 위해 정부가 직접 한 지역에 전문 기관을 설치하는 것은 사실상 처음이다.

안산 지역 피해자와 주민의 외상 후 스트레스장애 등 정신건강 문제를 전문적으로 관리하는 기관으로 설립될 안산 트라우마센터는 하루라도 빨리 설립돼야 한다고 본다. 빠른 시일 내에 센터를 설립 가동할 수 있기를 바란다.

2001년 3000명의 목숨을 앗아간 미국의 ‘9ㆍ11 테러’ 생존자와 현장을 목격한 뉴욕 시민들, 언론을 통해 소식을 접한 미국 국민 중 절반이 정신적 충격에 시달렸다.

테러 발생 한 달 뒤에도 뉴욕 맨해튼 거주 성인 중 10%가 우울증을, 8%가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 즉 정신적 트라우마를 호소했다.

트라우마의 심각성을 깨달은 뉴욕시 보건당국은 생존자와 희생자 가족, 구조ㆍ피해복구에 참여한 사람들, 사고 인근 주민을 A그룹으로, 심리ㆍ정신적 스트레스를 호소하는 일반 시민을 B그룹으로 나눠 치료에 들어갔다. A그룹은 기간 제한을 두지 않고 정신과 상담을 비롯한 심리치료를 받았고 B그룹은 최고 3000달러 예산범위 안에서 심리치료를 받도록 했다. 이와 함께 필요하다면 약물치료와 집단치료를 병행했다.

뉴욕시는 트라우마 치료 프로그램을 10년간 운영했다. 미국 연방정부도 심리치료에 3조원을 쏟아부었다. 또한 연방 재난관리청이 재난과 대형사고 후 발생하는 트라우마의 심리치료 프로그램을 직접 담당하도록 제도화했다.

미국의 사례를 보듯 안산 트라우마센터는 임시 조직이 아니라 상설기관으로 운영돼야한다.

또한 생존자뿐 아니라 단원고 학생과 교직원, 학부모 모두의 정신적 심리적 충격을 하루 빨리 씻어주고 평생 고통을 덜어주는 적극적인 예방과 치료를 담당하는 곳이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