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방까지 몰려 아파트 투기 부추기는 세력들
지방까지 몰려 아파트 투기 부추기는 세력들
  • 신아일보
  • 승인 2014.04.28 17: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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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점프 통장'과 '원정 청약' 등 신조어까지 등장
야비한 불법 행위에 대해 보다 강력 대처해야

최근 일부 지방 아파트 청약에 분양권 전매차익을 노린 투기세력이 극성이라고 한다. 아직 미풍이지만 부동산 광풍으로 이어지는게 아닌가하여 우려스럽다.

‘데두리(중개업무를 할 때, 매물 가격을 올려 부르는 것)’, ‘교통(자신에게 수요자도 물건도 없을 때, 다른 부동산에 고객과 물건이 있는 것을 알고 중간에서 그 거래를 성사시키는 것)’, ‘찍기(싸게 나온 매물을 중개인이 미리 계약한 후 다시 고객에게 되파는 것)', ’통물건(투기꾼들이 원주민 소유의 주택을 매매할 때 보상금과 입주권 모두를 매매 대상으로 하는 것)‘ 등의 은어에 이어 최근에는 서울과 수도권에서 내려온 이른바 '점프 통장'과 서울과 수도권의 청약통장이 지방으로 건너간 '원정 청약' 등 신조어까지 등장하고 있다.

지난 10일 청약한 대구 오페라 삼정그린코아 더 베스트 아파트는 409가구 모집에 3만1천여명이 몰려들어 북새통을 이뤘다. 실입주보다 전매차익을 노린 사람들이 대거 원정 온 것이다.

지난달 말 분양한 대구 침산동 화성드림파크도 비슷했다. 1순위에서 3만2천여명이 청약했으며 계약 직후 소형 1천500만∼2천만원, 중형 이상 3천만∼3천500만원 가량의 웃돈이 붙어 거래됐다. 2주만에 835가구중 30% 가량의 분양권이 전매됐다.

현대산업개발이 지난해 말 분양한 울산 약사동 현대아이파크는 계약 후 약 4개월간 전체 689가구 중 무려 80%가 전매됐으며 현재 500만∼1천만원의 웃돈이 붙었다.

또 GS건설이 지난해 3월 분양한 부산 신화명리버뷰 자이, 대우건설이 지난해 3월에 분양한 창원 마린 푸르지오도 40%가량이 전매됐다.

부동산 전문가들은 투기수요가 우후죽순처럼 몰리는 이유는 서울과 수도권에서 내려온 투기꾼들 때문이라 보고 있다. 이들은 청약을 앞두고 분양 지역으로 주소지를 옮겨 위장전입을 하고 청약 후 당첨이 되면 다시 원래 주소지로 옮겨간다.

최근 2∼3년 간 지방 아파트 분양시장에 불이 붙으면서 손쉽게 전매차익이 생기자 일어난 현상으로. 대구가 가장 심한데 아파트 당 점프 통장 300∼400여개가 밑밥으로 깔린다고 한다.

여기다 통장 거래도 성행하고 있어 과거 부동산 투기시절을 연상시키고 있다. 무주택 기간이 길고 부양가족 등이 많아 가점제 점수가 높은 통장은 1천만∼1천500만원선에서 거래가 이뤄진다는게 떳다방 운영자의 고백이다.

떴다방 등은 이런 통장을 사들여 원정청약을 하고, 당첨이 되면 분양권을 전매해 웃돈을 챙기고 있다. 과거 부동산 투기시절 써먹던 ‘먹튀’ 수법이다.

이들 투기수요는 실수요자들의 당첨 확률을 떨어뜨리는 것은 물론 분양권 가격도 올려 실수요자들의 내 집 마련을 어렵게 하고 전체 부동산 시장을 왜곡시킬 가능성이 높다.

아직 일부 지방에 국한되고 있는 현상이지만 반칙이 난무하는 투기에 이리저리 휘둘리는 것은 힘없는 일반 서민들뿐이다. 삶의 희망을 포기하고 공동체적 가치를 무너뜨릴 염려가 있는 것이다.

세월호 참사로 인해 우리사회의 정의와 도덕적 가치에 대한 회의론이 일고 있는 지금은 그 어느 때보다 사려깊은 성찰이 필요한 때다.

당국은 투기를 부추기는 떴다방 등의 온갖 야비한 불법 행위에 대해 보다 강력하게 대처를 해 부동산 투기붐으로 온 나라가 들썩대는 일이 이제는 없도록 해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