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고 닷새만에 희생자 수습, ‘한심한 당국’
사고 닷새만에 희생자 수습, ‘한심한 당국’
  • 신아일보
  • 승인 2014.04.21 18: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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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조작업서 관련당국 ‘우왕좌왕’ 대처
동원 가능한 모든 자원 집결시켜야

세월호가 침몰된 지 닷새 만인 그저께야 배안에 있던 시신을 처음으로 수습했다. 19일 4층 격실에 진입해 시신 3구를 수습한 이래, 지속적으로 수습 속도를 높이고 있으나 국민들의 눈총은 따갑다 못해 싸늘하다.

21일 오후 3시 현재 실종자 246명 중 사망자는 모두 64명으로 30% 선 미만이다. 이대로 가면 실종자들을 다 찾아내기 위해 몇 달이 걸릴지도 모르는 애끓는 상황이다.

시신 유실을 막기 위해 사고 해역에 대형 저인망 어선 4척이 시신 유실 방지용 그물을 펼치고 있으며 6척이 추가 투입됐다. 또 음파 영상 탐지기(Side Scan Sonar)도 투입돼 효율성을높이게 됐다.

전남 신안군 어민들도 자발적으로 세월호 외곽 수역에 어선을 배치하고 꽃게를 잡는데 쓰는 닻자망을 바닥까지 늘어뜨려 2차 시신 유실 방지에 나서고 있다.

이처럼 수색 활동이 본격화된 것은 가이드라인을 제대로 확보했기 때문이다. 그동안은 잠수 요원들이 잡고 들어가는 가이드라인을 설치하는 데 애를 먹었다고 한다. 5개 가이드라인 확보로 동시다발 잠수 수색이 가능해졌기 때문에 희생자 수습에 속도가 붙고 있는 것이다.

순간적인 판단 미스로 수많은 희생자를 낸 선장이나 승무원들에게 1차적인 책임이 있지만 초기대응과 이후 오락가락 갈팡질팡한 당국의 위기대응시스템 부재도 희생자를 더 키웠음을 부인할 수 없다.

구조작업에서 관련 당국은 여러가지 빈틈을 보였다. 해경은 세월호가 침몰할 때까지 1시간 가까이 허비하며 헛발질만 계속했다. 또 여객선 밖에 있던 여객들과 승무원등 눈에 보이는 사람들을 구조하는데만 신경을 썼을 뿐 여객선 내 잔류 여객들에 대해서는 안일하게 대처했다. 조금만 더 깊이 생각했으면 더 많은 인명을 구할 수 있었을 것이다.

사고 발생 3일이 지나서야 구조요원들이 선체내로 진입을 시도하고 공기주입을 시작한 것도 아쉬움이 남는 부분이다. 물살의 세기 등 현장 상황이 위험했다하더라도 좀 더 적극적으로 나설 수 없었을까 하는 안타까움이 든다.

앞서 해경은 사고 수습 초기 세월호 주변에 안전 펜스를 설치했으나, 잠수부의 수색 작업에 방해가 된다는 판단으로 철거했다. 당시 민간 잠수부들이 시신 유실 우려를 지적했으며 실종자 가족의 거센 항의를 받기도 했다.

바지선 동원이 늦어진 것도 문제다. 이 부분은 5일 전부터 희생자 가족 측에서 투입요구가 있었지만 늑장을 부리다 시기를 놓쳤다.

쌍끌이선 투입이나 오징어잡이 배를 동원하는 일이나 원격조정 무인 잠수정 ROV(원격 수중 탐색 장비) 투입, 그리고 시신 유실에 대비한 음파 영상 탐지기도 투입 등도 좀 더 빨리 했더라면 하는 아쉬움이 크다.

물론, 해경의 수색 장면을 촬영한 영상을 보면 잠수 요원들이 가이드라인을 잡고 손전등을 켠 채 힘겹게 선체를 향해 내려가거나, 수많은 부유물이 떠다니는 데다 물살까지 거세 가이드라인을 잡고 나아가기도 쉽지 않은 장면 등이 담겨 있다. 바닷 속에서의 작업이 그리 만만치 않음을 보여주는 사례다.

또 물흐름이 느려지는 정조 시간에 맞춰 선체 진입을 집중적으로 시도해야 하고 이 지역이 국내에서 유속이 두 번째로 빠른 지점이라는 걸 상기한다면 절망감이 눈앞을 가로막는다.

하지만 우리는 상상 가능한 방법과 동원 가능한 모든 자원을 집결시켜 하루 빨리 사태를 수습해야 한다. 나아가 몸이 지치고 마음이 타들어가는 희생자 가족들을 위한 대책도 속히 마련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