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재준 국정원장 자진 사퇴해야
남재준 국정원장 자진 사퇴해야
  • 신아일보
  • 승인 2014.04.16 11: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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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가기관의 증거조작사건 國紀 뒤 흔든 일
지휘책임자가 책임안지면 신뢰회복 어렵다

남재준 국정원장이 15일 국가정보원의 간첩 사건 증거조작 사건과 관련, 국민께 심려를 끼쳐 드린 점 머리 숙여 깊이 사과를 드린다면서 고개를 숙였다.

그의 대국민 사과 성명 발표는 단 3분 만에 끝났다.

남 원장은 원장으로서 책임을 통감하고 있다면서도 이번 사태를 '일부 직원'의 일로 선을 그었다.

사과 발표에는 이번 사태가 왜 불거졌고 이와 관련해 구체적으로 어떤 책임을 지겠다는 것인지에 대한 언급은 없었다.

이번 일을 계기로 뼈를 깎는 개혁을 하고 낡은 수사와 절차 혁신을 위해 태스크포스를 구성해 강도 높은 쇄신책을 마련하겠다고 했다.

국정원장의 입장 발표는 결국 사건과 관련한 구체적인 내용 없이 일방적으로 성명을 읽어 내려가는 것으로 마무리됐다.

사과문만 낭독하고 퇴장한 국정원장의 모습에서 국민들은 사과의 진정성을 읽었을지 의문이다.

이날 박근혜 대통령은 국정원의 잘못된 관행과 철저하지 못한 관리 체계의 허점이 드러나서 국민들께 심려를 끼쳐드리게 돼 송구스럽게 생각한다고 사과했다. 증거조작 사건에 대한 사실상의 대국민 사과를 한 것이다.

그러나 박 대통령은 남 원장 인책론에 대해서는 선을 그었다.

박 대통령은 ‘또 다시 국민들의 신뢰를 잃게 되는 일이 있다면 반드시 강력하게 책임을 물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남 원장의 대국민사과 선에서 증거조착 책임을 마무리하려는 것으로 읽힌다.

즉, 경질 않겠다는 의미를 담은 것이다.

이번 사태와 관련해 책임을 지고 옷을 벗은 국정원 고위층은 서천호 2차장에 그쳤다.

그렇지 않아도 검찰 수사결과를 놓고 야권과 시민단체에서는 꼬리 자르기 수사라며 남 원장 해임과 특검 도입을 요구하는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야당은 ‘꼬리자르기' 라고 지적하고 국정원을 바로 세우기 위해서는 남 원장의 경질이 불가피하다고 강조했다. 또 특검 도입도 강하게 요구했다.

야당은 검찰이 결국 국정원 벽을 넘지 못한 채 몸통은 손도 못 대고 깃털만 뽑았다며 비판의 목소리를 높였다.

새정치연합은 이날 의원총회에서 남원장의 자진사퇴가 없을 경우 해임 촉구 결의안을 제출키로 했다.

이러한 상황에서 서 차장의 사퇴와 남 원장의 대국민사과 선에서 이번 사태를 마무리하려고 한다면 국정원에 대한 국민의 불신은 쉽게 지워지지 않을 듯 같다.

증거조작 의혹이 불거진 이후 국정원 지도부에 대한 신뢰는 이미 회복이 어렵게 된 상황이다.

남북이 대치하는 현실에서 안보의 중요성은 두말할 필요 없다. 그렇다고 국기를 뒤흔든 충격적인 증거조작 사건을 용납한다면 누가 수긍할 것인가.

국정원장은 국가정보기관의 최고 지휘자다. 그런 만큼 국정원 수장인 남 원장은 지휘 책임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고 여겨진다. 남 원장은 이번 사태의 책임을 지고 자진 사퇴하는 것이 국정원을 살리는 길이다.

또한 국정원은 이번 사건을 계기로 통렬한 자기반성을 통해 거듭나려는 각고의 노력을 해야 한다. 그것이 국정원이 국민에게 신뢰받는 기관으로 되살아나는 길이고 국가 안위를 지키는 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