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이버 수사 중요성 더 커질것"
"사이버 수사 중요성 더 커질것"
  • 허인 기자
  • 승인 2014.04.14 13:16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대기업 박차고 나온 반미영 경장

▲ 반미영 경장
대기업에 입사했다가 좀 더 보람있는 일을 찾아 뒤늦게 '민중의 지팡이'가 된 여경이 화제다.

주인공은 서울 영등포경찰서 사이버팀의 반미영(32·여, 사진) 경장. 그는 2012년 10월 사이버 수사요원 특채 시험에 합격해 경찰에 입문했다.

현재 인터넷상 명예훼손, 문자결제사기(스미싱) 등 사이버 범죄 업무를 담당하는 사이버팀의 '홍일점'이다.

사실 반 경장은 서울의 4년제 공대를 졸업하고 2005년 1월 삼성전자에 입사해 7년간 일한 '삼성맨' 출신이다.

많은 이들이 선망하는 우리나라 대표 기업에서 일했지만, 언젠가부터 매일 컴퓨터 앞에 앉아 연구만 하는 일이 단조롭게 느껴져 인생의 새로운 길을 찾아 나섰다.

반 경장은 프로그래밍이 전문 분야다. 인터넷 범죄의 IP를 추적하고 스미싱 범죄에 쓰이는 악성 프로그램이 어떤 코드로 돼 있는지 분석하는 등의 일을 한다.

최근에는 한 인터넷 신문 기자가 모 인터넷 사이트 회원들로부터 악성 댓글에 시달리고 있다는 고소를 접수하고 100건이 넘는 댓글의 IP를 일일이 추적해 무더기 입건하기도 했다.

작년에는 변심한 애인에게 앙심을 품고 성관계 동영상을 찍어 인터넷에 올린 남성을 잡으려고 며칠 간 잠복근무를 하는 등 현장 근무도 마다하지 않았다.

이직을 결심하게 된 계기는 또 있다.

반 경장은 삼성전자에 다닐 때 기술사 자격증을 따려고 참여한 사회인 스터디 모임에서 경찰청 사이버 수사팀 소속인 한 경찰관을 만났다.

반 경장은 "그분을 통해 사이버 수사에 대한 이야기를 듣게 됐고 이 분야에서 전문가가 되고 싶다는 꿈이 커졌다"고 말했다.

경찰서에 처음 출근하던 날 동료 경찰들은 "예전 직장보다 보수도 적고 힘만 드는 곳에 왜 굳이 왔느냐"고 했다고 한다.

반 경장은 "실제 야간 당직이 잦고 별의별 민원인이 많아 업무상 스트레스가 꽤 큰 편이지만 절대 후회는 하지 않는다"며 "사이버 수사는 앞으로 중요성이 더 커지고 모든 수사의 바탕이 될 것이라며 경험을 살려 제 몫을 해내는 경찰이 되고 싶다"고 포부를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