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경운동 '있는 것을 그대로 두자'는 것"
"환경운동 '있는 것을 그대로 두자'는 것"
  • 오규정 기자
  • 승인 2014.04.01 12: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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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년 만에 환경운동가로 복귀한 최열 환경재단 대표
▲ 최열 환경재단 대표

"환경운동은 '있는 것을 그대로 두자'는 것이죠. 그러다 보니 환경운동을 통해 얻을 수 있는 이득은 눈앞에 보이지 않습니다. 그래서 환경 운동은 중요성을 느끼기 더 어려운 거죠."

대한민국 '환경운동 1세대' 최열 씨<사진>가 환경운동가로 다시 돌아왔다.

지난해 2월 알선수재 혐의로 실형을 확정받고 난 뒤 정확히 1년 1개월 만이다.

징역 1년을 복역하고 지난달 만기출소 한 그는 한 달여 만에 환경재단 대표에 재선임됐다.

최 대표는 1일 박근혜 대통령의 '규제 개혁 끝장토론' 이후 커지고 있는 사회 전반의 규제 완화 목소리에 대해 깊은 우려를 표했다.

최 대표는 "우리나라는 1970∼1980년대 집중적으로 만들어진 중화학공업 시설이 대부분 노후화하면서 사고 위험이 계속 커지는 상황"이라며 "최근 화학물질 누출, 원자력 발전 사고가 잇따르는 것도 바로 이런 이유"라고 분석했다.

그는 이어 "이런 상황에서 무분별한 규제 완화는 절대 안 될 일"이라며 "국민의 생명·안전과 직결되는 환경 관련 규제를 성급히 완화하면 대형 사고로 이어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

그는 꼭 강화해야 할 환경규제의 예로 일부 국책사업에 앞서 의무적으로 시행해야 하는 환경영향평가 제도를 들었다.

또 이산화탄소 배출량이 많은 차량을 구매하는 고객에게는 부담금을, 저배출 차량 고객에게는 보조금을 주는 저탄소차 협력금 제도도 기술 개발을 촉진한다는 점에서 필요한 규제라고 강조했다.

최 대표는 옥중에서 보낸 지난 1년을 '하늘이 준 안식년'이라며 재충전의 기회가 됐다고 회상하면서도 최종 판결에 대해서는 여전히 인정할 수 없다는 뜻을 재차 밝혔다.

그는 "옥중에서 본 책만 150권이 넘고 이중 50여권은 환경분야, 나머지는 다양한 분야의 책이었다"며 "독방에서 책을 읽으니 집중도 잘됐고 아이디어도 많이 떠올라 한 줄 두 줄 메모한 것이 노트 10권이 됐다"고 말했다.

그는 "이명박 정부 초기부터 4대 강 사업에 반대한 것이 결국 표적 수사의 원인이 됐다는 생각에는 변함이 없다"며 "재심을 청구해서 반드시 명예를 회복할 것"이라고 말했다.

최 대표는 앞으로 옥중에서 구상한 새로운 환경운동을 펼칠 것이라면서 첫 번째 단계로 국내에 머물러온 환경운동의 범위를 전 세계로 넓혀가겠다는 포부를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