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몸에 안 맞던 옷 내려놓은 것"
"몸에 안 맞던 옷 내려놓은 것"
  • 고아라 기자
  • 승인 2014.03.06 13:13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김의준 국립오페라단장, 떠나며 소회 밝혀

 

[신아일보=고아라 기자] 김의준(64, 사진) 국립오페라단 단장 겸 예술감독이 오는 7월 말로 예정된 임기를 앞두고 조금 일찍 오페라단을 떠난다.

김 단장은 올해 초 문화체육관광부에 사직서를 제출했다.

당초 그는 2월 말까지 업무를 정리하고 떠나겠다며 사의를 표명했고 최근 출입 기자 및 공연계 관계자들과 작별 인사까지 마친 상태다.

그러나 적합한 후임자가 나서지 않는데다 오는 12일부터 열리는 오페라단의 올해 첫 정기공연을 앞두고 예술감독직을 장기간 공백상태로 두기도 어려운 상황이어서 사직서가 수리되지 않고 있다.

5일 오후 오페라단 사무실에서 업무를 보고 있던 김 단장을 전화로 만났다.

그는 "사직서는 진작 제출했는데 사정이 여의치 않아 망자가 극락으로 가지 못하고 구천을 떠도는 상황"이라며 웃었다.

2011년 8월 1일 국립오페라단 단장으로 취임한 그는 1984년 예술의전당에 들어가 공연 행정 전문가로 잔뼈가 굵었다. 15년간 LG아트센터 대표로 재직하면서 초대권 폐지와 연간 프로그램 예고제 등을 시행하며 공연계에 새 바람을 불어넣은 인물이다.

"사실 몸에 안 맞는 옷을 입은 듯한 느낌을 많이 받았어요. 공연사업과 행정을 담당했던 사람이 예술감독이라는 창의적인 일을 맡으니 '내 옷이 아니구나'라고 이따금 느꼈지요. 그래도 이왕 왔으니 열심히 하자는 생각으로 여기까지 오게 됐네요."

임기를 6개월가량 남겨두고 오페라단을 떠나기로 한 이유는 뭘까. 그에게 떠나는 소회를 물었다.

"부족한 사람이 지난 2년 몇 개월간 근근이 버텨온 것은 문화예술계 원로들과 선후배, 동료의 도움 덕분입니다. 다시 이런 업무에 봉사할 기회가 주어진다면 더 열심히 해서 그분들에게 고마움을 갚아야 한다는 생각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