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해는 정치가 국민 걱정하는 한해가 되길
새해는 정치가 국민 걱정하는 한해가 되길
  • 신아일보
  • 승인 2014.01.01 16: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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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투면서도 협력하는 여·야로 탈바꿈해야
국민 눈높이에 맞춰 민생 챙기는 일부터

정치가 철도파업을 풀었다. 정국을 꼬이게 하는데 열심이던 정치권이 모처럼 제몫을 해낸 것이다.

여야 정치권과 철도노조 지도부가 지난 연말 국회에 철도산업발전소위를 구성하는 조건으로 철도파업을 철회키로 합의한 것은 참으로 반가운 소식이 아닐 수 없다.

갈등을 조정.해소하고 해법을 내놓는 정치의 순기능이 모처럼 제대로 발휘됐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민주당이 당사에 들어온 코레일 노조 집행부를 설득하고 새누리당 중진의원이 앞장서 당과 청와대의 동의를 구해낸 것을 보면 우리 정치권에도 저런 능력이 있었나 싶을 정도이다.

여야뿐 아니라 파업철회에 관한한 모두가 승리자다.

코레일 노조도 명분 없는 파업으로 국민경제에 해를 끼쳤지만 한발 물러서 파업철회 결단을 내린 것은 대승적 차원에서 환영할만한 일이다.

강경책을 고수하지 않고 차선책을 선택한 청와대도 모처럼 유연성을 보여줬다.

이제 공은 정부와 철도노조로 넘어갔다. 당사자들은 무엇보다 국회의 의지와 노력을 존중해야 한다.

민영화에 대한 뿌리 깊은 불신을 제거하고 관계조항을 명문화하는 노력이 필요하다.

문제는 지금부터다. 여야의 복잡한 당내 사정과 정부의 입장이 정리돼야 한다.

이번 합의는 일단 급한대로 분노한 민심을 달래는데 치중한 느낌이 없지 않기 때문이다.

정국의 뇌관으로 떠오른 국가기관 대선개입 의혹에 대한 특검문제에 여야가 합의를 하지 못한채 계속 협의하기로 여백을 남겨둔 상태다.

일단 국회가 정상 가동되더라도 추후 특검협의나 국정원 특위운영 과정에서 이견이 불거지면 언제든지 다시 충돌하는 사태가 빚어질 개연성이 크다.

그러나 이번 철도파업 철회 합의에서 보여준 것처럼 여야가 이런 어려운 문제에 부닥친다하더라도 서로 협의하고 양보하면 특정문제를 둘러싸고 난기류에 휩쓸리는 사태를 비껴갈 수 있다는 판단이다.

이제 여야는 국민의 마음을 제대로 읽고 국민의 눈높이에 맞춰 민생을 챙기는 일부터 주력해 달라진 모습을 이어가야 한다.

정치권은 사상 최장기 철도파업이 해를 넘겨 사회적 혼란과 경제적 손실을 야기할 뻔했던 사태를 방지한 슬기와 노력을 더 보여줘야할 책무가 있다.

혹자는 국회가 필요 없으니 해체하라고 언성을 높이기도 한다.

그렇다면 대통령과 정부가 나홀로 정치를 하라는 말인가.

그것은 매우 위험한 발상이다. 결국 독재의 길로 가라는 것과 같다.

브레이크 없는 일방통행 정치를 원한다면 김정은식 북한 독재체제를 희망하는 것과 다를 바가 없다.

우리 정치가 그동안 원숙하지 못해 합리적인 사고가 사라지고 독선적 행동이 더 각광받는 정치풍토가 된 것 같아 매우 씁쓸하다.

마음에 들지 않는다고 정치를 도외시하거나 매도해서는 안 된다.

정치가 미진하다해도 서로 타협하며 합리성을 확인해 나가는게 민주주의이고 국민에게도 유익하다.

새해들어선 흑백논리의 정치가 아닌 합리적인 정치가 살아나서 국민들이 안심하고 행복하게 살아갈 수 있길 기원한다.

다투면서도 협력하는 정치로 탈바꿈 해주기 바란다. 정치는 결국 협상이다.

새해에는 대한민국이 정의로운 국가, 공정한 사회, 행복한 국민시대가 되도록 다함께 손을 잡고 달리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