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델라가 이 시대 우리에게 주고간 메시지
만델라가 이 시대 우리에게 주고간 메시지
  • 신아일보
  • 승인 2013.12.08 17: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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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서와 화해 정신’ 영원히 살아 남아
관용 정신 본받아 분열·갈등 극복해야

투쟁과 용서 ‘정의로운 거인’ 민주화의 상징으로 알려진 넬슨 만델라 전 남아프리카공화국 대통령이 지병인 폐렴이 악화돼 향년 95세를 일기로 5일 밤(현지시간) 타계했다.

제이콥 주마 남아공 대통령은 이날 긴급 성명을 통해 “그가 평화 속에 잠들었다. 남아공은 가장 위대한 아들을 잃었으며 국민들은 아버지를 잃었다”며 넬슨 만델라 타계 소식을 전했다.

전 세계가 “지구촌의 큰 별 하나가 떨어졌다”며 인종 차별 철폐와 민주화를 위해 몸바쳤던 넬슨 만델라 전 남아공 대통령 죽음을 애도 했다.

유엔도 넬슨 만델라를 애도하기 위해 조기를 내걸었다.

박근혜 대통령도 “그 위대한 뜻이 세계 평화의 기틀이 되고, 남아공 국민은 물론 전 세계인의 가슴에 오래 기억될 것”이라고 그의 숭고한 뜻을 기렸다.

그는 지난해 이맘때부터 입원과 퇴원을 수차례 반복했고, 몇 차례 위기가 있었으나 기적처럼 희망의 빛을 이어오다 끝내 영면의 길을 떠났다.

그의 말처럼 그의 희망은 이뤄졌다. 평생을 인종차별 철폐와 민주화를 위해 힘썼던 넬슨 만델라, 백인정권을 설득해 300년 된 차별정책을 폐지하고, 자유와 평화의 상징으로 대통령이 됐다.

변호사라는 안락한 삶을 버리고 인권 운동에 뛰어든 청년 만델라는 1942년 아프리카민족회의에 참가해 민주화 투쟁에 나서다 결국 반역죄로 종신형을 선고받고 27년간 감옥 생활, 석방된 뒤에도 부당함에 맞서 싸웠고, 결국 1993년 남아프리카공화국에 인종차별 정책 철폐를 이끌어냈다.

이어 노벨평화상 수상, 이듬해 남아공 최초의 흑인 대통령에 취임한 만델라는 투쟁을 끝내고, 화해를 위한 용서를 택했다.

“이제 상처받은 사람들을 치료할 때가 되었습니다. 이제 우리를 분리시킨 틈새에 다리를 놓아야 할 순간입니다.”

만델라는 종신 대통령직을 거절했고, 2004년 정계를 떠나 세계 평화와 에이즈 퇴치 운동에 남은 일생을 헌신해 왔다.

남아공의 첫 흑인 대통령이자 노벨평화상 수상자인 만델라는 용서와 화합의 정신을 실현한 정치인으로서 세계인의 존경을 받았다.

넬슨 만델라는 한국을 두 차례 찾았고, 김대중 전 대통령과는 세계 평화를 위한 공동기자회견을 열어 우리에게도 친숙한 인물로 남아있다.

넬슨 만델라는 중재하고 화합하는 삶을 실현했다. 1994년 만델라가 대통령이 되면서 가장 먼저 내세운 것은 ‘용서와 화해’였다. 지금 현실의 우리에게 던져주는 메시지는 크다.

대선이 끝난지 거의 1년이 다되어 가지만 대선의 갈등은 계속이 이어지고 있다. 보수와 진보 사이의 극심한 이념대결, 갈수록 심해지는 빈부차이, 세대·계층간 의사소통의 단절로 사회의 활력을 떨어트리고, 대화와 타협은 잘 통하지 않고 결국 극한투쟁이 빈번해 지고 있다.

이로 인해 국민들 사이의 신뢰가 무너지면서 서로를 믿지 못하는 불신의 병폐가 만연될 우려를 낳고 있다.

서로가 양보는 조금도 하지 않으면서 자기 정파의 이익만 고집하는 우리나라 정치권은 더욱 더 우리 국민들을 우울하게 한다.

넬슨 만델라의 이해와 화합의 정신이 그 어느때보다 필요한 시점이다. 편협 이해관계의 틀을 넘는 통큰 접근만이 우리의 백년, 천년대계를 만들어 나갈 수 있다는 것을 명심하기 바란다.

만델라의 장례식은 오는 14일(현지시간) 국가장으로 치뤄질 예정이다. 그의 장례식은 저명인사들이 대거 참석할 것으로 보여, 교황 요한 바오로 2세의 이후 가장 세계의 주목을 받는 장례식이 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살아 있는 성자’로 불렸던 만델라는 영면에 들었지만, 자유와 평화에 대한 강한 의지는 세계인의 가슴 속에 영원히 살아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