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꿈 잃은 청소년들 ‘9대 1 원칙’ 필요”
“꿈 잃은 청소년들 ‘9대 1 원칙’ 필요”
  • 고아라 기자
  • 승인 2013.11.10 14: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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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본용 청소년상담복지개발원장, 상담 중요성 강조

“자식이 무슨 생각을 하는지, 무슨 감정을 갖는지, 뭘 꿈꾸는지 제대로 알고 기르는 부모가 거의 없어요. ‘9대 1의 원칙’이 필요합니다.”
한국청소년상담복지개발원 구본용 원장<사진>은 최근 인터뷰에서 “우리 사회가 경쟁을 많이 하다 보니 희망과 꿈을 잃어가는 아이가 많다”고 진단했다.
“아이들은 내가 얼마나 괜찮은 아이인가를 확인하고 싶어합니다. 엄청난 욕구죠. 저는 이걸 ‘제 잘난 맛’이라고 하는데 이런 느낌을 학교나 가정에서 얻어내는 데 실패하면 제도나 규칙이 무의미해지고 결국 부모와 갈등이 증폭되고 가출을 하고 학업도 중단하게 되는 것이죠.”
학교 밖 청소년이 늘면서 정부는 학업 중단에 앞서 2주 이상의 숙려 기간을 부여하고 상담 등을 통해 신중히 결정하도록 하는 ‘학업중단숙려제’를 운영 중이다.
하지만 실제로 교육부 조사에 따르면 작년 6월부터 지난 2월까지 학업중단숙려제 대상 학생 1만2천776명 가운데 실제로 숙려제 프로그램에 참여한 학생은 5천312명이었고, 이중 학업을 지속하기로 한 학생은 1천138명에 불과했다.
구 원장은 “학업을 중단하거나 가출한 청소년은 대개 꿈을 잃어버리고 꿈을 실현하는 과정에서 작은 성취를 맛보지 못한 아이들”이라며 상담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공부를 잘 못하는 아이라고 1등하고 싶은 마음이 없는 것이 아니에요. 미스코리아처럼 예쁘고 싶지 않은 여성이 어디 있습니까. 단지 그 꿈이 머니까 그런 꿈이 없는 것처럼 행동하는 것이죠. 아이들도 공부가 잘 안되니까 가능성이 없는 자신에게 좌절하고 꿈이 없는 것처럼 역설적인 모습을 키워나가는 것입니다.”
1993년 ‘청소년대화의광장’으로 출발한 한국청소년상담복지개발원은 올해로 개원 20주년을 맞았다. 매년 기관과 전국 190여개 상담복지센터를 통해 15만명의 청소년이 위기 상황에서 벗어나고 있다는 게 구 원장의 설명이다.
“흔히 고기를 잡아주지 말고 고기 잡는 방법을 알려주라고 하는데 사실 고기 잡는 방법을 배울 수 있는 용기를 길러주는 것도 중요합니다.”
구 원장은 “우리는 지금 자식을 잃어버리고 기르고 있다”고 말했다.
“자식이 무슨 생각을 하는지, 무슨 감정을 갖는지, 뭘 꿈꾸는지 제대로 알고 기르는 부모가 거의 없어요. ‘9대 1의 원칙’이 필요합니다. 9초 듣고 1초 말하기, 9분 듣고 1분 말하기죠. 내 아이를 가르치기 전에 알려고 노력하는 부모가 돼야 합니다. 그러면 부모가 가르치고 싶은 옳고 그름의 잣대가 아이 마음속에 저장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