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희망의 다리’돼 장애인들에 도움”
“‘희망의 다리’돼 장애인들에 도움”
  • 강리라 기자
  • 승인 2013.11.05 18: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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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각장애인 서울시 첫 공무원 최수연씨
▲ 안내견’온유’와 서울시청 앞에 선 시각장애 공무원 최수연씨.(사진/서울시 제공 )

너도나도 뛰는 출근길 속 혹시 주인이 다치지나 않을까 조심조심 서울시청까지 길을 찾는 안내견 ‘온유’ 덕분에 최수연 주무관의 하루는 든든하다.
지난 9월부터 서울시에서 근무 중인 최수연(29·여) 주무관은 13세 때 갑자기 시신경이 위축돼 1급 시각장애인이 됐다.
중고등학교를 특수학교에서 마치고 대학과 대학원에서 교육학을 전공한 최 주무관은 공무원 시험이 장애인들을 위해 점자시험지, 음성지원 컴퓨터 등 편의를 제공한다는 소식을 듣고 꿈을 키우게 됐다고 한다.
그는 직접 시각장애인복지관과 시각장애인 학습지원센터에 수험교재를 점자와 파일로 제작해 달라고 부탁해 2년 동안 시험 준비를 했고, 작년 서울시 공무원 공채에 당당히 합격해 7급 공무원이 됐다.
최 주무관은 현재 장애인자립지원과에서 저소득 중증장애인 전세주택 제공사업과 교육에 관한 업무를 맡고 있다.
최 주무관은 시험 과정과 합격 순간부터 이미 유명했지만, 이제는 온종일 그의 곁을 지키는 온유 덕분에 더 유명인사가 됐다.
최 주무관은 시각장애인안내견을 전문 양성하는 삼성화재를 통해 작년 12월 온유와 만나게 됐다.
온유는 지하철을 이용하는 출근길은 물론 평소 업무를 볼 때나 화장실에 갈 때, 점심을 먹을 때까지 모든 순간 그의 곁을 지킨다.
최 주무관이 근무한 지 2개월 남짓 됐다. 온유는 최 주무관과 시민뿐만 아니라 동료에게까지 격무로 지친 마음을 풀어주는 부서의 일원이 됐다.
최 주무관은 4일 “저와 온유가 살아가는 방식을 자연스럽게 받아주고 적응할 수 있게 도와준 서울시와 동료에게 고맙다”며 “세상 주변을 맴돌던 제가 사회의 한 구성원으로서 당당히 일어설 수 있게 됐는데 이제는 제가 ‘희망의 다리’가 돼 장애인들에게 도움이 되고 싶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