빵이 필요한 사람에겐 오직 빵을!
빵이 필요한 사람에겐 오직 빵을!
  • 김 재 원 인천지방경찰청 차장
  • 승인 2013.10.31 18:3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프랑스 혁명 당시 배가 고파서 아우성치는 국민을 향해 프랑스 왕 루이 16세의 왕비였던 마리 앙투아네트는 “빵이 없으면, 케익을 먹으면 되지”라고 말을 던져, 혁명의 불씨를 지폈다고 한다.
그녀가 그렇게 어리석은 말을 하였는지에 대해서는 아직도 의견이 엇갈리고 있지만,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민심과 동떨어진 감각은 국민의 공분에 불을 지피는 역할을 해왔다는 것은 자명한 사실이다.
치안도 국가기관의 일방적인 법집행이 아니라, 국민의 입장에서 생각하고 헤아려주는 마음 즉, 역지사지(易地思之)의 마음에서 발현되어야 한다. 국민 또한 치안정책 과정에 적극적으로 동참하여, 경찰과 국민이 치안서비스의 공동생산자로서 역할을 해야 한다.

- 국민의 목소리에 귀 기울이는 소통치안
기성복이 아무리 체형을 세분화하여 만들었다고 해도 맞춤복의 맵시와 착용감을 따라 올 수 없다. 고객의 맘에 쏙 드는 옷을 만들기 위해서는 고객의 체형은 물론 개개인의 독특한 성향까지 분석하고 연구하여, 그 옷을 만드는 과정에 반영하는 것이 선행되어야 한다.
그렇듯이 치안도 국민 개개인이 무엇을 필요로 하고 또 무엇을 싫어하는지 면밀하게 귀담아 듣고, 치안과정에 반영하여 추진해야만, 그 치안에 대한 국민의 만족도를 단 0.1%라도 더 높일 수 있다.
이러한 이유에서 인천경찰은 [시민만족 모니터센터]의 문을 열고 시민의 치안체감안전도는 물론 치안서비스를 직접 경험한 시민으로부터 만족여부와 보완 할 사항에 대해서 청취하여 치안정책에 반영하고 있다.

- 국민의 필요와 요구에 따르는 순응치안
경찰이 가야 할 길은 따로 없다. 오직 국민이 원하는 길로 가면 되는 것이다. 국민의 필요와 요구가 무엇인지 정확히 파악하여, 그에 맞추어 가야할 방향을 설정하고, 그 방향으로 모든 경찰력을 집중하면 되는 것이다. 인천경찰은 최근 3년간의 범죄발생현황을 분석하고 시민의 목소리를 청취하여, 범죄취약 장소와 시간대에 경찰력을 집중시키는 전략으로 살인, 강도, 강간, 절도 등 4대 범죄의 발생률은 전국에서 가장 낮고, 검거율은 가장 높은 성과를 거두었다. 112신고도 시민이 신고 후 두려움 속에서 기다리는 시간을 최소화하는 등 모든 단계를 시민의 요구를 충족시키는 방향으로 재설계하고, “112불만 제로”를 목표로 운영한 결과, 신고 후 도착시간을 전국 평균보다 1분14초 빠른 3분 0초까지 단축시켰다.
이쯤에서 마더 테레사 수녀님의 말을 각색해서 인용한다면, 신은 경찰에게 시민의 요구에 완벽하기를 바라지 않을 것이다. 다만 경찰이 그렇게 되려고 노력하기를 바랄 것이다.

- 사회적 약자에 대한 따뜻한 배려치안
태양이 아무리 밝게 비추어도 그늘진 곳이 있듯이, 사회적 편견이나 관심의 사각지대에서 소외되는 사회적 약자가 없도록 따뜻한 배려가 있어야 제대로 된 치안이라고 할 수 있다.
이러한 마음에서 탄생시킨 것이 바로 인천경찰이 지금 추진하고 있는 “노인이 행복한 도시, 인천”이라는 프로젝트이다. 노인 인구 600만 시대를 맞아 홀로계신 어르신들이 따뜻한 관심 속에서 안전하고 행복한 삶을 영위 할 수 있도록 배려하는 치안의 한 사례이다.
빵이 필요한 사람에게는 그 어떤 달콤한 사탕이나 초콜릿을 주더라도 그 욕구는 결코 채워질 수 없다. 프랑스 혁명당시 마리 앙투아네트의 말이 국민의 분노를 더욱 격양시킨 이유도 바로 국민의 요구를 무시한 처사에 있음을 명심해야 한다.
인천경찰은 시민이 공감하지 않는 치안은 군림하고 괴롭히는 간섭 일뿐, 시민과 함께 가는 치안이 될 수 없다는 생각으로 모든 치안시스템을 시민편익 위주로 바꾸어가고 있다.
치안서비스는 공장에서 대량으로 생산 해내는 물건이 아니라, 따뜻한 가슴을 가진 사람들이 서로 배려하고 응원하면서 만들어 내는 작품이기 때문이다. 빵이 필요한 사람에겐 오직 빵을 주어야 하듯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