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게는 음악적 재능은 없다”
“내게는 음악적 재능은 없다”
  • 이은지 기자
  • 승인 2013.10.14 13: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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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모어 스타인, 팝스타 마돈나 등 발굴 제작자

“프로듀서로서 가장 중요한 점은 음악을 정말 사랑해야 한다는 것이다.”
미국 워너뮤직 그룹 부사장이자 워너 산하 ‘사이어 레코즈’ 회장인 음반 제작자 시모어 스타인(71·사진)은 팝 슈퍼스타 마돈나와 뉴욕 펑크록의 전설 ‘라몬즈’ 등을 발굴한 세계적인 거장이다.
미국 얼터너티브 록밴드 ‘본 보디스’와 호주 얼터너티브 록밴드 ‘베로니카스’ 등 특색 있는 밴드들과 계약을 맺고, 이들을 세계 시장에 소개했다. 한국의 펑크 록밴드 ‘노브레인’과도 계약, 이르면 내년 1월 이들의 미국 데뷔 앨범을 내놓을 예정이다.
지난 11일 서울 서교동 GS자이갤러리에서 열린 ‘2013 서울국제뮤직페어’(뮤콘 2013)에서 기조연설을 한 스타인은 자신이 명성을 쌓을 수 있었던 이유는 “음악의 팬이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야구에서 3할대 타자는 나머지 7할은 치지 못했지만, 잘 치는 것이다. 나 역시 그렇다. 3할대 정도로 성공한 것 같다”면서 “내게 음악적 재능은 없다. 그런데 재능이 없는 사람은 오히려 객관적일 수 있다. 내가 재능을 가진 뮤지션을 발견할 수 있는 이유”라고 설명했다.
제작자로서 아티스트들에게 빚을 지고 있다는 마음이다. “직업을 우리의 생명에 비유하자면 아티스트들의 생명줄은 너무 짧다. (오랫동안 활동하는) 마돈나나 브루스 스프링스틴은 이례적인 경우다. 난 14세때부터 빌보드에서 일을 했고, 지금도 주변에서 일을 하고 있다. 그런데 아티스트는 계속 바뀌었다. 그들을 안타깝게 생각하면서 기회가 생겼을 때 그것을 잡을 수 있도록 최대한 도움을 주고 싶다.”
한국의 음악을 비롯한 콘텐츠 문화 상품에 대한 시장성을 긍정적으로 보고 있다. “미국은 한국 전쟁 이후로 아시아와 긴밀한 관계를 맺기 시작했고, 한국과 관계가 가장 두텁다. 이 과정에서 미국의 팝 문화가 한국에 유입됐다”고 짚었다. “한국이 잘해왔고, 세계화될 수 있는 좋은 타이밍을 얻고 있다. 큰 회사였던 소니를 한국의 삼성이나 LG가 이기고 있다. 이런 것을 보면 한국은 힘이 있는 나라다.”
“청자들은 비슷한 음악을 들으려고 하지 않는다. 차이콥스키가 베토벤, 리스트가 모차르트처럼 되려고 하지는 않았다. 오리지널리티를 가지고 있는 것이 중요하다. 모방은 쓰레기다. ‘이 곡에 맞춰 만들어달라’는 말은 말도 안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