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벨라루스와 한국간 가교 역할”
“벨라루스와 한국간 가교 역할”
  • 고아라 기자
  • 승인 2013.10.10 13: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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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국인 백일장서 장원급제한 김유리씨
 

“요즘 한글과 한국어를 배우고 싶어하는 외국인들과 재외동포들이 많아요. 이들을 위한 교육 웹사이트를 만드는 게 꿈입니다.”
외국인들이 그동안 배운 한글 솜씨를 뽐내는 한글 백일장 수필(시제 기억) 부문에서 장원급제한 김유리(27, 사진)씨.
김씨의 고향은 동유럽 소수민족 공화국 가운데 하나인 ‘벨라루스’. 백일장이 열린 서울 서대문구 연세대학교에서 만난 그는 또렷한 한국말로 인사를 건넸다.
벨라루스라는 다소 낯선 곳에서 태어나고 자랐지만, 그의 이름은 낯설지 않다. 김씨의 친할아버지가 카자흐스탄에 뿌리내린 고려인 1세대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할아버지와 아버지 모두 한국어보다 러시아어를 사용한 탓에 김씨에게 한국어는 익숙하지 않은 언어였다.
그가 한국어 공부를 본격적으로 시작한 계기는 다름 아닌 벨라루스로 유학 온 한국인 친구의 영향이 가장 컸다. 한국인 친구의 겸손함과 친절함에 마음을 뺏긴 김씨에게 신명 나게 장구를 치는 친구의 모습은 지금도 잊을 수 없단다.
한국인 친구에 대한 관심은 한국 문화에 대한 호기심으로 이어졌다. 그는 한국 문화를 직접 느끼고, 체험하기 위해 이때부터 본격적으로 한국어 공부에 몰두했다.
하지만 한국어의 존댓말과 의태어 등은 아직도 어렵다.
“사람을 좋아합니다. 다른 사람과의 인연을 맺고 소통하기 위해서는 언어를 배우고 익히는 게 중요합니다.”
그는 한국어를 더 쉽게 배우기 위해 한국 드라마를 자주 시청했다. ‘뿌리깊은 나무’와 ‘시크릿 가든’, ‘풀하우스’ 등 장르를 넘나들며 꾸준히 시청했다. 한국 드라마를 통한 한국어 공부는 재미뿐만 아니라 일상적으로 사용하는 생활언어를 배우고, 한국문화를 이해하는데 적지 않은 도움이 된단다.
그의 최종목표는 벨라루스에 한국 문화와 한국어에 대한 관심이 있는 젊은이들에게 한국어를 가르쳐주는 웹사이트를 만들어 운영하는 것이라고 한다.
그는 “벨라루스에서 K-POP과 한국 드라마 등이 인기를 끌면서 한국어를 직접 읽고 쓰려는 젊은이들이 늘어나고 있다”며 “한국어를 배우려는 러시아어권 학생들이 많은데 이들을 위한 교육 시스템이 부족하다”고 토로했다.
한국외국어대학교 어학당에서 한국어를 공부하고 있는 그는 벨라루스 젊은이들과 한국 간의 ‘가교’가 되기 위해 대학원 진학을 준비하고 있다. 한국어와 한국문화를 세계에 알리는 위한 그의 도전은 현재 진행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