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안군민과 공무원 갈등 ‘어떡하나’
부안군민과 공무원 갈등 ‘어떡하나’
  • 부안/김 선 용기자
  • 승인 2013.10.09 16: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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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이 인간에게 내려준 혜택과 농부의 땀방울이 결실을 맺는 계절이다.

그러나 이러한 풍요로운 계절과는 다르게 작금의 부안군 사회에서 일어나고 있는 문제점들을 생각하면 착잡한 마음을 금할 수 없다.

특히 군민과 공무원 사이에 벌어지고 있는 갈등을 지켜보면서 우려를 넘어 과연 공무원들의 복무기강이 이럴 수 있을까 의문이 들고 있다.

지난 5일 우연한 기회에 K모씨라는 퇴직 공무원을 만났다. 그는 자기가 부안군에서 지방직 공무원으로 근무하다 정년 퇴직했으며, 지금은 자연인 신분인 군민의 한 사람으로서 군정에 관계된 일로 그동안 공무원과의 사이에 있었던 일을 털어놓으며 분통을 터뜨렸다. 그는 부안군청 홈페이지에 글을 올리게 된 동기가 새만금교통 폐업과 동시 군민이 이용하기에는 너무나도 불편한 버스이용 시간표를 고쳐달라 요청하기 위한 것이었다.

지난해 10월을 넘겨 새로 만든 시간표가 나왔으나 이 또한 많이 부실해 기왕 고치는 것 신경써서 제대로 좀 고쳐 달라 사정했다고 한다.

그런데도 이들은 군민과 한 약속을 밥먹 듯 어기고 어째서 약속을 지키지 못했다는 해명 한 마디 없어 화가 난 K씨는 지난 9월23일 군수를 상대로 강력하게 성토하는 글을 올리며 공무원들의 실명을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문제의 발단은 여기서 시작됐다. 당시 K씨가 실명을 거론한 A공무원이 전화를 걸어와 “실명을 거론했느냐… 바둑이나 좀 둘 줄 아는 아무 것도 아닌 자식이 글을 쓴다… 공무원 선배라는 자식이… 너 내일까지 사과문 올리지 않으면 가마두지 않겠다… 너 나하고 경찰서 가게 오라… 너는 공무원 생활 얼마나 깨끗이 했기에…” 등의 폭언과 욕설을 들었다 한다.

그래서 본 기자는 K씨에게 “이 사실을 입증할 근거가 있느냐”고 물었다.

K씨는 “통화내역이 자기의 휴대폰에 녹음·저장돼 있고, 자신이 2년여에 걸쳐 담당자, 계장, 과장, 군수한테 글을 올렸는지 아닌지 군청 홈페이지의 자유게시판에 들어가 자기의 글을 확인해보라”고 주장했다.

본지는 7일 K씨에게 폭언을 했다는 문제의 A공무원에게 이러한 사실 확인을 요청했다. A씨는 “실명을 거론해 참을 수 없었다”며 발언을 인정했다.

온 세상을 떠들석하게 만든 부안군 인사비리문제, 이 문제로 전 부군수가 죽음을 택했고, 사실여부를 밝히기 위해 지금 재판이 진행 중이다. 그리고 그 재판이 어떻게 결말지어질지 아직 모른다.

이 사건의 지난 1차 인정신문 때 피고인들의 진술처럼 검사의 기소 사실이 추측성에 불과할지의 여부는 재판부에서 가려줄 것이지만 이 또한 군민들은 냉정히 지켜보고 있다.

혹자는 공무원들에게 잘못이 있더라도 군수의 지시에 의한 어쩔 수 없는 행위일테니 관용이 배풀어 지기를 바랄 수도 있다. 하지만 상관의 지시에 의한 잘못이므로 자기들은 떳떳하다는 의식 수준을 보면서 그러한 우리네의 생각이 옳은 것인지 심각한 고민이 필요해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