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 정상화, 여야 이젠 머리 맞대라
국회 정상화, 여야 이젠 머리 맞대라
  • 신아일보
  • 승인 2013.09.29 17: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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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쟁 접고 민생법안 처리에 전념해야
소모적 싸움만 벌이는 국회되지 않길

여야는 오늘부터 정기국회를 정상 가동하기로 했다. 새누리당과 민주당은 지난 27일 오후 국회에서 4자 회담을 갖고 정기국회 의사일정에 합의했다.
국정원 사태로 촉발된 여야의 첨예한 대치 상황으로 지난 2일 개회하자 마자 공전된지 한달여만에 일이다.
정기국회 정상화 합의를 일단 환영한다.
여야가 의사일정에 합의해 국회 정상운영의 물꼬가 트였지만 언제라도 파행이 또 다시 재연될 가능성은 여전히 남아있다.
이번 정기국회에서는 내년도 예산안, 복지공약 후퇴, 국가정보원 개혁 등 쉽게 해결되지 못할 문제들이 산넘어 산을 예고 하고 있다. 더군다나 야당은 ‘예산전쟁’까지 거론하며 강경대응을 예고하는 탓에 국회 기획재정위원회를 중심으로 치열한 공방이 이어질 전망이어서 여야간 충돌이 불가피해 보인다.
이와 함께 기초노령연금 축소 문제도 이번 정기국회의 난제다.
복지공약 수정과 관련 박근혜 대통령이 공약 수정에 대해 두차례나 사과를 했지만 야당은 당초 공약을 원안대로 이행해야 한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이 과정에서 의도치 않게 박 대통령의 공약이행을 반대해야 하는 입장에 처한 여당은 재정건전성 문제를 위해 공약 수정이 불가피하다는 입장을 내세울 것으로 보인다.
여기에다 여야는 핵심 쟁점인 국정원 개혁 특위 문제는 입장차를 좁히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핵심 사항인 국정원사태의 해결 없이 정상적인 정치복원이 어려운 게 현실이다. 그러나 이런 정치적 난관을 풀어나가야 하는게 앞으로 여야가 할 일이다.
국민들은 그 동안 국회의원들이 문제점들을 조정하고 풀어나가는 역할을 충실히 하는 모습을 본 지 너무 오래다.
그동안 정치권은 ‘네 탓’공방만 벌이며 민생을 돌보지 않고 있다는 비난을 받아 왔다.
민심을 앞세운 정치인들의 자기모순에 빠져 본질을 외면하는 경우도 허다했고, 당파의 입장을 대변하면서 정쟁을 일삼는 일은 지금껏 숱하게 있어 왔다.
더 이상 소모적인 싸움만 벌이는 국회가 되지 않길 기대한다.
여야가 대화의 폭을 넓히는 지혜가 필요하다. 우리 국민은 민생현안을 돌보는 책임 있는 국회의 참 모습을 기대하고 있다.
이번 정기국회에서는 긴급하고 절실한 민생 법안들이 산더미 처럼 쌓여 있다. 야당도 자신의 입장만 고집할 게 아니라 한 발짝씩 양보할 수 있는 자세도 필요하다.
박근혜 대통령과 새누리당 역시 민생 최우선의 자세로 정기국회에 임해야 한다. 복지공약의 수정이든 경제 살리기 해법이든 야당에게 성실하게 설명하고 협조를 구해야 한다. 특히 야당의 목소리를 경청하고 질책은 흔쾌히 받아들이는 포용력도 필요하다.
정기국회가 한 달가량 공전하면서 회기를 허비한 만큼 여야는 밀도 높은 정치력을 발휘해야 한다. 이제부터는 머리를 맞대고 협의해서 국민을 위해 일하는 참된 대의(代議)기관으로서의 모습을 보여야 할 것이다.
정기국회는 선량들이 국민을 대신해 정부 예산의 씀씀이와 정부 정책의 잘잘못을 따지고 대안을 만드는 소중한 자리다.
현재와 미래를 만들어가는 입법 기능과 예산안 심의 등 행정부 견제의 본원적 역할을 다하는 국회의 모습으로 돌아와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