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멜을 따라간 조선 소년의 이야기’
‘하멜을 따라간 조선 소년의 이야기’
  • 강리라 기자
  • 승인 2013.09.26 13: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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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화작가 김남중, 해양 소년소설 ‘나는 바람이다’ 펴내

동화작가 김남중(41, 사진)이 하멜의 이야기에 주목, 해양 소년소설 ‘나는 바람이다’를 최근 펴냈다. ‘하멜이 동행한 일행 중 조선 아이가 있었다면?’이라는 물음표에서 시작했다.
“하멜이 나가사키에서 2년에 걸쳐 조국인 네덜란드로 향하는 여정이 있었어요. 그 과정에 ‘조선 아이가 함께해 일본과 유럽을 볼 기회가 있었다면 어떤 느낌을 받았을까’라는 생각을 하다가 작품을 구상하게 됐습니다.”
2004년 ‘기찻길 옆 동네’로 ‘좋은 어린이책’ 대상, 2006년 ‘자존심’으로 ‘올해의 예술상’ 등을 받은 작가가 처음으로 시도하는 모험 소설이다. “이 시대 어린이 독자에게 필요한 게 무엇인가 생각했습니다. 모험과 모험에서 얻어내는 경험, 그리고 그 경험을 공유하는 과정에서 엮어지는 사회적인 분위기들이 절실하지 않을까 판단해서 모험이야기를 쓰게 됐어요.”
작품은 열세살 주인공 ‘해풍’이 하멜을 따라 일본과 유럽 등을 훑는 모험기다. 역사적으로 실재했던 하멜과, 실제로 존재할 것만 같은 보통 아이 ‘해풍’의 만남을 통해 몰입도와 재미를 구했다. 임진왜란 때 일본으로 끌려간 도공, 토착민과 지배층의 갈등 등도 다룬다. “모험이 주가 되는 이야기지만 신기한 것들을 만나고 목숨이 오가는 활극이 벌어지는 이야기에 더해 시대의 역사적인 아픔 같은 걸 담으려 했어요.”
사료 검토, 현장 답사 등 치밀한 취재를 통해 작품을 밀고 나갔다. 출간된 1, 2권은 4부로 구상 중인 이야기의 일부분으로 작가는 인도양을 지나 유럽에 닿는 ‘해풍’을 그리기 위해 ‘해풍’처럼 모험을 떠날 생각이다. “1, 2권으로 1부를 마치고 2부를 위해 자카르타에 취재를 가려고 해요. 현지에 도착해서 어떤 이야기를 만나게 될지 모르겠습니다. ‘해풍’이 겪었을 법한 일들을 겪어보려고 합니다.”
“요즘 아이들은 학교·학원·집이라는 삼각형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어요. 가능성을 허락하는 사회가 돼야 하는데 실제로 그렇지 못하다고 봐요. 아이들이 실제로 나가서 다양한 경험을 할 수 있다면 책은 안 읽어도 됩니다. 그럴 수 없으면 책을 통해 간접적으로 경험하고 경계의 너머를 꿈꿔보는 게 어떨까요?”
출판사는 ‘나는 바람이다’ 출간을 기념해 10월12일 전남 여수에서 어린이 독자들이 범선을 직접 타 볼 수 있는 이벤트도 벌인다. 200·212쪽, 각 9000원, 비룡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