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다운 정치로 국민을 기쁘게 해야
정치다운 정치로 국민을 기쁘게 해야
  • 신아일보
  • 승인 2013.09.24 17: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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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치에서의 완승, 서로에 득일 수 없고
국민의 큰 호응을 기대하기 어렵다

여야 대치가 민주당의 일방적인 원내 복귀로 53일여 만에 풀릴 기미를 보이고 있는 것은 다행이다.
민주당은 그동안 국가정보원의 대선 개입의혹에 대한 박근혜 대통령의 대국민 사과를 요구하며 장외 투쟁을 벌여 왔다. 국민은 여야 정치권과 마찬가지로 지루하고 답답한 힘 겨루기에 지쳐 있다.
민주당이 이러한 여론을 의식, 투쟁 장소를 원내로 변경 복귀했다. 그러나 민주당이 원내 복귀 명분을 원내 투쟁 강화에 두어 실제적으로 국회가 정상화 되어 산적한 정치 현안을 처리할지는 불투명하다.
그러나 민주당이 원내에 들어 온 이상 여당과의 대화는 언제든지 가능, 마음먹기에 따라서는 여야 협화(協和)가 쉽게 이루어질 수도 있다고 보여 국민의 기대하는 바가 크다.
이번 기회에 여야는 통 큰 정치력을 발휘하여 국민에게 기쁨을 주기를 바란다.
민주당은 등원하면서 대정부질문과는 별도로 국가정보원의 대선 개입 의혹, 채동욱 검찰총장 사의표명 파문에 대한 본회의 긴급현안 질의를 추진하기로 하는 등 투쟁 결의를 다지고 있다.
또 상임위에서는 기초노령연금 공약 축소라는 박근혜 대통령의 공약 후퇴 문제를 집중 추궁하여 박 정부의 신뢰를 따지기로 했다. 따라서 3주여 간 공전을 거듭했던 정기국회는 정상 가동될 것으로 전망되나 여야 간 대치 국면은 계속될 수밖에 없다.
민주당이 밝힌 이러한 대정부 투쟁은 하기에 따라서는 국민의 호응이 클 수도 있다고 본다. 장외에서 투쟁하는 것은 상징성이 있을지는 몰라도 국민의 호응을 이끌어내기가 어렵다.
정치인이 정치의 장인 국회를 외면하는 것은 정도가 아니다.
그러나 민주당 김한길 대표는 “국정감사가 끝날 때까지 의원들은 국회를 떠나지 않고 국회에서 쪽잠을 자면서 무섭게 공부하고 무섭게 준비해 국정감사와 원내 투쟁에 전념해달라”며 “전 원내대표를 본부장으로 ‘24시간 비상국회 운영본부’를 설치하고, 원내대표부터 침낭을 갖다놓고 국회를 지휘해달라”고 요구, 정기 예산국회가 순항하기가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이다.
민주당은 장외투쟁과 관련해선 김한길 대표가 원외지역위원장들과 전국 경로당, 노인복지회관 등을 돌면서 민심을 수렴하기로 했다. 김 대표 측 관계자는 “노숙투쟁을 서울시청 앞 서울광장 천막당사에서 전국으로 확대하겠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러한 민주당의 결기는 당연하다고 본다. 54일여를 천막에서 기거하며 박 대통령의 납득할 만한 조치를 요구했으나 반응이 없는 상태에서 원내에 복귀한 민주당으로서는 불가피한 결의라고 하겠다.
이제 여당도 민주당에 적당한 명분을 줄 때가 됐다. 완승은 민주주의에서 독일메르데켈 수상의 양보하는 정치를 들먹이지 않더라도 서로에 좋은 약이 될 수가 없다. 국민이 환호하는 통 큰 정치 모습이 있어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