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전 60주년…그 의미를 되새겨야 할 때
정전 60주년…그 의미를 되새겨야 할 때
  • 박 인 천 / 부산지방보훈청
  • 승인 2013.09.24 17: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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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는 한(韓)민족이 전쟁을 잠시 멈추자고 협정을 맺은 지 60주년이 되는 해다.

1950년 6월25일 일제강점에서 해방된 지 5년도 지나지 않아 북한의 남침으로 반만년의 유구한 역사를 가직 한민족이 둘로 나뉘는 뼈아픈 전쟁이 시작되어 3년 1개월 뒤 막대한 손실과 아픔을 남긴 채 정전협정을 맺은 것을 기념하는 해인 것이다.

정전 후 60년의 세월이 흐르는 동안 대한민국과 북한은 많은 변화가 있었다. 정전 후 초기에는 남과 북의 경제력이 비슷했지만, 현재는 우리나라는 세계 10위권 안에 드는 경제대국으로 성장했고 북한은 수백만 명이 끼니를 해결하지 못해 굶어죽는 민생지옥으로 바뀌었다.

게다가 최근 북한은 연평도 포격, 천안함 사태 등 강도 높은 무력도발을 강행하면서 핵개발 지속, 정전협정 백지화 선언 등 전쟁분위기를 고조시키고 있는 상황이다.

이런 한 때 국민들이 정전협정 및 유엔군 참전의 날의 의미를 되새기며, 북한의 도발에 대처하는 능력을 기르는 것과 평화통일의 길을 열어 가는데 모두 동참하는 것은 매우 중요하다. 하지만 젊은 세대들을 중심으로 6.25전쟁에 대한 관심이 많이 부족한 것이 현실이다.

“설마 전쟁이 일어나겠어?”하는 안보불감증도 심각한 편이다. 역사를 돌아보면 전쟁에 대비하지 않고 평화를 즐기는 민족은 전쟁과 침략의 아픔을 겪은 바가 많다. 바로 아차 하는 순간 돌이킬 수 없는 일이 벌어질 수도 있다.

정전협정과 UN군 참전의 날 등의 행사는 기념되어 지고 ‘의미 있는 Ceremony’가 되어야 한다. 단순한 보여주기식의 행사가 되어서는 안 된다.

국민 전부가 참여하여 전쟁이 잠시 중단된 상태인 현 시기를 정확히 인지하고 전쟁에 대비하며 지금 우리가 누리는 평화를 위해 피와 땀을 바쳐 조국을 지킨 참전용사들과 유공자들의 넋을 마음깊이 기려야 한다.

그 방안으로 우선 정전협정 및 UN군 참전의 날 때 전 세계가 관심을 가질 수 있는 시스템, 특히 국내외 젊은 세대들의 관심을 제고할 만한 것을 만들어야 한다.

또 기념식 뿐 아니라 평시 국가를 위해 희생한 참전용사 등 국가유공자에 대한 다각적인 지원을 강화해야 한다. 관(官)에 그치지 말고, 민(民)이 나서야 한다. 보훈 및 유공자에 대한 의미를 잘 모르는 국민들이 많다.

국가를 위해 희생한 사람들에 대한 존경과 예우를 약화시켜서는 위기 때 살신성인의 자세로 자신을 희생할 사람은 없다. 개인 및 민간기업․기관․단체의 유공자에 대한 기부 및 지원을 더욱 더 강화해야 하고, 학교에서는 보훈가족에 대한 봉사활동, 보훈교육 교과과정 편성 등 보훈교육을 적극적으로 실시해야 한다.

며칠 전, ‘남과 북의 현실’이라는 주제로 탈북자의 강의를 들은 적이 있다. 강의에서 들은 북한주민의 현실은 실로 참담하고, 자유가 없는 삶이였다.

6.25전쟁 때 자신의 몸과 마음을 바쳐 나라를 지킨 참전용사와 UN군의 노력이 없었다면 현재 우리도 똑같은 삶을 살고 있을 수도 있다.

우리가 존경하는 독립운동가 단재 신채호는 ‘역사를 잊은 민족에게 미래는 없다’고 말했다. 국민 모두가 이 말의 의미를 깊이 되새겨 또 한 번의 동족상잔의 비극이 발생하지 않기를 희망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