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접 경험하고, 경험한 것을 전달”
“직접 경험하고, 경험한 것을 전달”
  • 강리라 기자
  • 승인 2013.09.22 13: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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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영돈 PD ‘먹거리 X파일’채널A 대표 프로그램

“제가 성공했다고요? 그럼 그건 다 저의 호기심 때문입니다.”
‘그것이 알고 싶다’, ‘생로병사의 비밀’, ‘소비자 고발’ 등 굵직한 프로그램 등을 연출한 고발 전문PD 이영돈(57·사진)의 하루는 짧다. 출근길부터 취침 전까지 머릿속에는 종일 물음표가 떠 있다.
KBS와 SBS, 다시 KBS를 거쳐 2011년 종합편성채널 채널A로 일터를 옮긴 뒤에도 그의 의문부호는 여전하다. 프로그램 녹화·시사, 연속되는 회의, 업무상 이어지는 술자리를 마치고 귀가해 졸린 눈으로 모든 채널을 훑는 이유다.
“무의미해 보이는 것에서 의미를 찾는 것이 창의성 아닐까요? 호기심과 창의성의 결합, 그게 제가 프로그램을 만드는 스타일이에요.”
‘직접 경험하고, 경험한 것을 전달한다’는 실증주의적 연출철학은 물음표를 느낌표로 바꾸는 수단이다.
채널A에서 자신의 이름을 내건 ‘이영돈 PD의 먹거리 X파일’과 ‘이영돈 PD의 논리로 풀다’는 채널을 대표하는 프로그램이 됐다. “기획할 때는 당연히 잘 될 거라고 생각하지요. 그런데 이 정도일 줄은 몰랐어요. 사람들이 많이 볼 거라는 생각은 했습니다.”
특히, ‘먹거리 X파일’의 ‘착한 식당’은 ‘맛집’을 대신하는 용어로 자리잡고 있다. 프로그램 제목을 딴 책이 발간되고 ‘먹거리 캠프’도 열었다. 방송 후 ‘착한 식당’ 앞에 길게 늘어선 줄도 프로그램의 위력을 방증한다.
‘착한 식당’은 질 나쁜 재료로 음식을 내놓는 ‘나쁜 식당’을 강조하고자 설정한 키워드다. 그는 이를 ‘양화가 악화를 구축하게 하기 위함’이라고 설명한다. “물론 부담감이 많죠. 그런데 실제로는 전문가나 취재팀이 나가면 ‘이 집이 착한 식당이구나’라는 걸 대체로 공유해요. 사실 선정 결과에 이의를 제기하는 사람도 그다지 많지 않아요.”
“‘이영돈’ 하면 ‘신뢰’를 떠올렸으면 좋을 것 같아요. 그것 때문에 프로그램에 제 이름을 거는 겁니다. 제 이름을 알리기 위해서가 아니에요. 사람들이 정말 신뢰할 수 있는 프로그램을 만들기 위해 잠을 못 자고 PD와 작가들이 돌아다니는 거에요. 제가 프로그램을 시사하면서 잔소리하는 이유이기도 하고요. 신뢰, 신뢰가 중요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