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복하기 위해서 부자일 필요는 없다
행복하기 위해서 부자일 필요는 없다
  • 최 종 찬/선진사회만들기연대 공동대표
  • 승인 2013.09.12 13: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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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012년 세계적 여론 조사기관인 갤럽이 전 세계 148개 나라 국민을 대상으로 행복도를 조사했다. 그 결과 우리나라는 몽골과 같이 97위였다. 미국은 중국과 같이 33위였고 일본은 59위였다. 아시아에서 소득이 가장 높은 싱가포르는 꼴찌였다. 가장 행복한 나라는 남미의 개발도상국인 파라과이였다.
행복도는 소득과 비례하지 않는다는 것이 밝혀졌다. 참고로 행복도 조사내용은 다음과 같다. “어제 즐거웠습니까” “당신은 다른 사람들로부터 존경받는다고 느낍니까” “잘 쉬었습니까” “자주 웃거나 미소 짓습니까” “무엇인가 흥미로운 것을 최근에 배웠습니까.”
우리나라는 1인당 소득이 2만3000달러로 과거에 비해 괄목할 만하게 높아졌지만 행복도는 소득에 비례해 나아진 것 같지 않다.
우리나라는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 중 자살률이 1위다. 왜 그럴까. 행복은 주관적인 것이다. 돈 많이 벌고 출세했다고 모두 행복을 느끼는 것은 아니다.
행복은 가진 것, 기대욕구다. 같은 재산을 가져도 기대욕구에 따라 행복도는 달라진다. 예를 들어 재산이 100억원이었던 사람이 투자 실패로 10억원으로 줄어들면 매우 비통해 할 것이다. 반면에 재산이 1억원이었던 사람의 재산이 10억원으로 늘었다면 그 사람은 매우 행복해할 것이다. 행복하기 위해서는 가진 것을 늘리거나 기대욕구가 줄어들어야 할 것이다.
현실적으로 가진 것을 늘리기는 쉽지 않으므로 기대욕구를 조절해야 할 것이다. 긍정과 감사의 마음은 행복도를 높인다. 예컨대 물이 반 컵 남았을 때 ‘물이 반 컵밖에 안 남았네’ ‘물이 반 컵이나 남았네’는 매우 다르다. 전자는 기대욕구는 큰 데 비해 가진 것을 작게 보니 불행을 느끼고, 후자는 기대욕구에 비해 가진 것을 크게 보니 행복을 느끼는 것이다.
김수환 추기경이나 법정 스님이 더 행복을 느낀 것은 세속적인 욕심이 적고 작은 것도 크게 보았기 때문이다. 긍정과 감사는 만병의 근원인 스트레스를 줄여 가장 효과적인 건강법이라고 한다. 우리나라 사람은 감사 표시에 인색하다. 미국 사람은 일상생활에 생큐(thank you)를 자주 한다. 우리도 감사 표시를 적극적으로 하자.
사람들이 현실적으로 불행을 느끼는 이유 중 하나는 남과 비교하는 것이다. 우리는 단일민족으로 같은 가치관을 가져서 그런지 타인과 비교를 더 많이 하는 것 같다.
외국에서 사는 동포는 외국사람이 부자 되면 별로 신경 안 쓰면서 한국 사람이 부자 되면 부러워한다.
우리나라 속담에 ‘사촌이 땅 사면 배가 아프다’도 그 예다. 이론상 친척이 부자 되면 덕도 볼 수 있어 축하해야 할 일이다. 그런데 자기 스스로 친척보다 잘해야 한다는 경쟁의식이 생겨 기대욕구가 커짐으로써 자기 처지가 갑자기 작아 보인다. ‘배가 고픈 것은 참아도 배가 아픈 것은 못 참는다.’ 회사에서 본인이 승진 못할 때 입사 동기생보다 다른 사람이 승진하기를 바라는 마음도 같은 취지의 이야기다.
우리나라의 지나친 체면의식 문화도 불행의 씨앗이 되고 있다. 실제 조사에 따르면 사람들은 타인에 대해 별로 신경 쓰지 않는다. 80대 할머니가 중학교 소풍 때 당시로는 파격적인 복장으로 친구들의 인기를 독차지했다고 본인은 기억하지만 다른 사람은 아무도 모른다. 우리 스스로 세상 사람들이 자기에 대해 신경 쓴다고 착각하고 있다. 행복하기 위해서는 지나치게 타인을 의식하는 마음을 버려야 한다.
사람들은 성공하기 때문에 행복하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하버드 대학에서 행복학을 강의하는 손 아처 교수는 하버드 학생들을 상대로 한 실증적인 연구를 통해 ‘평소 행복을 많이 느끼는 사람이 성공한다’고 주장한다.
행복을 느끼는 사람은 긍정과 감사의 마음, 좋은 습관을 가진 사람이라고 한다. 행복하기 위해서 부자일 필요는 없다. 누구나 마음 먹고 노력하면 행복할 수 있다. 올해도 긍정과 감사의 마음을 갖고 모두 행복하기 바란다.


<이 글은 선진사회 만들기 길라잡이 ‘선사연’의 홈페이지(www.sunsayeon.or.kr)에서도 볼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