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거와 축제
선거와 축제
  • 조 이 현 / 철원선관위 지도홍보계장
  • 승인 2013.09.11 16:05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판은 벌어졌고 이겨야 하는 싸움은 시작됐다.”

풍성한 가을이 황금들녘을 뜨겁게 달구고 있는데 하루의 가을걷이를 마치고 옆 자리에 앉아 식사하며 손님들이 하던 이야기다.

내년의 지방선거에 입후보하려는 당사자들은 일찌감치 사즉생의 각오로 다양한 방법으로 유권자들과 접촉하며 자신의 지지를 호소하고 있는 장면을 쉽게 볼 수 있다.

행사장에서, 인터넷으로, 문자 등을 통하여 자신의 이름 석자와 얼굴을 알리려고 본인은 물론 가족이나 지인까지 나서서 표심의 씨앗을 뿌리고 있는 것이다.

흔히들 `선거를 축제`라고 한다. 지역을 이끌고 나아갈 지방자치단체장을 뽑고, 의정활동을 통하여 우리를 대신할 대변자를 축제분위기 속에서 뽑자는 취지에서 붙여진 말인데, 그간 우리의 선거는 ‘축제’라 이름표를 붙여 놓고 불법이 난무하고 선수 상호간에 인신공격과 비방의 설전을 벌이며 돈과 음식물로 심판을 매수하는 추태를 일삼은 창피스러운 축제를 해 왔다고 고백해야 할 것 같다.

가을을 맞아 전국의 지방자치단체에서 축제와 체육행사를 경쟁이나 하듯 열고 있고, 다가오는 민속명절인 추석과 맞물려 입후보예정자들의 발걸음은 사람들이 여럿 모인 자리는 어김없이 찾아 나서고 있는데, 지역주민 모두가 즐거운 마음으로 참여하고 함께 즐기며 신명나게 어울리는 축제를 똑똑히 기억하고, 내년 6월의 지방선거에서는 국민인 유권자의 마음을 파고드는 축제의 선거를 만들어 줄 수 있기를 바란다.

선거관리위원회에서는 제6회 전국동시지방선거를 230여일 앞두고 출마예정자들의 본격적인 얼굴 알리기 행보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으며 정책중심의 바르고 깨끗한 선거무대를 만들고자 선거법위반행위 예방활동에 주력하고 있다.

모두가 염원하는 `깨끗한 선거`, `정책중심의 선거` 를 위해 내가 해야 할 일은 무엇이겠는가?

유권자는 이번 기회에 내 손으로 정치를 바꾸겠다는 각오를 갖고 예전의 선거에서와는 달리 불법행위에 대해 절대로 호락호락 하지 않는다는 것을 보여줘야 하며, 후보자는 혈연․지연․학연 등 꼼수에 기대를 걸지 말고, 자신이 연구․노력한 정책과 공약으로 유권자의 마음을 완전히 사로잡는 선거 전략을 세워야 한다.

또한, 선거때마다 선거개입이라는 불명예로 곤욕을 치르는 동창회나 친목회, 향우회, 종친회 등 친목․이익단체들도 내년 선거에서는 어떤 경우에도 선거개입을 안한다는 획기적인 선언 한 마디를 해 준다면..... 그토록 우리 모두가 바라는 축제의 선거는 이미 절반은 따 놓은 당상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듯 싶다.

언젠가, 우리나라는 축제공화국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라는 논조의 기사를 접한 적이 있는데, 겨울에도 열리고 여름에도 열리고 봄․가을 사계절 내내 전국에서 무수히 많은 축제가 열린다. 이런 축제들이 국민들에게 희망과 감동을 주며 생산성과 역동성을 가져올 수 있다면 얼마나 좋겠는가. 하지만 실상은 그렇지 못하다.

축제를 하다가 법을 위반하여 진정이 들어오고 사법처리 되고 있는데 그런 환경속에서 공명선거의 싹을 틔우고 꽃피워 나가기란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내년 지방선거의 기차는 이미 출발점을 떠나 달리기 시작했다.

유권자와 후보자 모두 스스로의 책임과 의무를 다하자. 지역문제는 그 지역사람들이 결정하고 책임지는 지방자치제도하에서 지역의 참된 일꾼을 뽑아 그 지역을 발전시켜 나가는 것은 유권자의 몫이며 당선자가 책임지고 완수해야 할 책무이기도 하다.

입후보예정자들의 상시 선거운동이 가능해지도록 선거법이 획기적으로 개정됐는데 내년 지방선거 후보자들은 SNS나 인터넷을 통해 유권자와 소통의 폭을 넓혀 가주길 바란다.

지방선거가 230여일 앞으로 다가왔는데 도내 주요지역의 입후보예정자들은 인터넷 등에 자신에 대한 정보를 얼마나 제공하고 있는지를 검색해 보았는데 결과는 전무에 가까웠다.

유권자들은 인터넷을 뒤지며 자신들이 궁금해하는 후보자들의 정보를 찾고 있는데 후보자들은 무엇으로 어떤 방법으로 자신을 알리는데 주력하고 있는지 안 봐도 훤히 짐작이 가는 대목이다.

민주주의의 바로미터는 유권자가 이끌어 나아가는 공명선거에 있다는 것을 잊지 말아야 한다. 4년마다 전국적으로 동시에 실시되는 지방선거도 벌써 6회째를 맞이하는데 아직도 우리들의 선거에서 혈연․지연․학연이 관심과 선택의 기준이 되고 있는게 사실이다.

그러다보니 후보자들마다 실현 가능한 정책과 공약을 만들어 내기 보다는 나중이야 어떻게 되든 말든 장밋빛 청사진과 같은 공약으로 유권자들을 현혹하게 만들고, 당선되어서는 실행에 옮기지도 못하고 각종 부작용만을 양산하는 반복의 연속이 이어지고 있는 것이다.

더 이상 혈연․지연․학연이 선택의 잣대가 되어서는 안된다. 후보자는 꿈조차 꾸지 말고 유권자는 스스로 배척하는 결단이 필요한 시점이다.

유권자의 손으로 정치를 바꾸어 나갈 수 있다. 깨끗한 선거풍토를 만들어 나갈 수 있는 것이다. 미국이나 유럽 등 정치선진국에서 유권자들이나 선거사무원을 만나 불법행위를 어떻게 하는지 물어보면 오히려 그게 무슨 뜻이냐고 반문한다고 한다.

그들은 불법행위 자체를 모르고 있으며 후보자가 실수로 불법행위라도 하면 바로 신고할 뿐 아니라 절대로 표를 주지 않기 때문에 후보자 스스로가 불법행위를 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그 결과 정책과 공약에 의한 선거를 하게 되고, 당선되면 자신이 제시한 정책과 공약을 유권자와의 약속으로 여기고 지켜 나가기 위해 노력하며 유권자는 표로서 심판을 하게 되는 것이다. 즉 선거가 정치를 통제하는 가장 이상적인 시스템이 되는 셈인데 그 중심에는 유권자가 제자리를 지키고 제 역할에 충실하고 있어 가능한 것이다.

내년 6월 4일 실시되는 제6회 전국동시지방선거!

선거를 통한 진정한 축제는 하루아침에 만들어 지는 것이 아니다. 무엇보다도 유권자의 올바른 참여가 선행되어야 하며, 후보자들은 자신이 유권자들이 제시하는 기준과 원칙에 적합한 인물인지 스스로 생각해보고 소양과 자질이 부족하다고 판단되면 남보다 더 많이 노력하고 준비해 가며 축제의 무대에서 유권자들을 만나겠다는 자세를 가져야 한다.

우리 모두 스스로의 품격과 위상을 높여 내년 지방선거를 통해 다 같이 환하게 웃을 수 있는 멋지고 아름다운 세상을 만드는 주인공이 되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