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바른 역사관 심는데 정부가 나서야”
“올바른 역사관 심는데 정부가 나서야”
  • 김종윤 기자
  • 승인 2013.09.11 13: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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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 지킴이’ 오효정씨 “생 마감하는 날까지 계속”

“이게 말이 됩니까. 올바른 역사관이 없으니 종북주의가 판을 치고 6.25를 북침이라고 주장하지요. 경제·복지도 좋지만 올바른 역사관을 심는데 정부가 빨리 팔을 걷어부쳐야 해요”
경남 진주시의 오효정(74·사진)씨는 지난 1996년 중국에 건너가 광개토왕비를 정비하고 일제강점기에 희생된 무명용사들의 넋을 기리기 위해 위령비 건립과 강제징용자와 종군위안부의 생존 자료를 수집, 책으로 발간하는 등 올바른 역사 찾기에 앞장 서고 있다.
일흔을 훌쩍 넘긴 오씨가 역사 지키기에 나선 데는 이유가 있다. 지난 1996년 중국 길림성 지안시를 사업차 방문했다 광개토대왕비가 명성에 어울리지 않게 묘역이 초라한 흉물로 방치된 것을 보고 이를 개선하기로 결심하게 된 것이다.
오씨는 당시 묘역을 보고 그 자리에서 미화 1000달러를 현지인에게 주고 우선 진입로와 우거진 풀숲 등 주변 환경을 정비토록 하고 귀국한 뒤 본격적으로 광개토대왕비 정비 사업에 나섰다.
오씨는 중국내 인맥을 끌어 들여 지안시 관계자들을 상대로 설득에 나선지 1년만에야 중국 측의 승락을 얻어냈고 마침내 사재 6억원을 들여 광개토대왕비 정비 사업에 들어갔다.
오씨의 사업은 여기서 그치지 않았다. 인근 청산리 전투현장을 우연히 방문해 당시 일제와 맞서 싸우다 사라져간 무명용사들의 이야기를 듣고 이들 희생자들의 넋이라도 달래줘야 겠다고 결심, 길림성 연변대 캠퍼스 부지를 얻어 100여 평의 항일무명영웅기념비를 직접 세웠다.
또 일제 강점기 태평양전쟁 때 강제징용되거나 종군위안부로 끌려갔던 생존자들을 중국 현지서 직접 만나 그들의 생생한 증언을 듣고 자료를 수집한 뒤 사비를 들여 책 5000여권을 출판해 국·내외 관계자와 초·중·고에 배포하기도 했다.
그는 경북 포항시에서 5남 1녀 중 넷째로 태어났다. 압록강유역에서 광산을 운영했던 부모님에게 어린 시절부터 우리민족의 역사관을 소중히 여기고 지켜야 한다는 이야기를 끊임없이 듣고 자랐다고 한다.
오씨는 “이제 나이가 들어 움직일 기력이 없지만 생을 마감하는 날까지 이 일을 계속하고 싶다는 바람이 있다”며 “우리 국민들이 민족적 자긍심과 올바른 역사관뿐 아니라 다음 세대에 부끄럽지 않을 국가관을 가졌으면 좋겠다”고 속마음을 털어 놓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