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뜻 축하가 어려운 ‘日 하계 올림픽 유치’
선뜻 축하가 어려운 ‘日 하계 올림픽 유치’
  • 신아일보
  • 승인 2013.09.09 17: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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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치결정 첫날, 함게 기뻐할 우리에
혐한(嫌韓) 시위 라니 박수가 나오겠나

일본 도쿄가 엊그제 2020하계 올림픽 개최지로 확정됐다. 일본 열도는 흥분의 도가니로 화답했다. 올림픽 유치의 중심에 있던 아베 일 총리의 환호하는 사진이 국내 언론에도 메인으로 게재 되기도 했으나 유력지 대부분이 간지 처리했거나 아예 게재하지 않았다. 이는 현 한국내 분위기를 잘 나타내고 있는 것이다.
동양의 풍습으로 봐서 이웃의 경사가 있으면 같이 즐거워해야 하는데 가장 가까운 이웃인 한국의 분위기는 오히려 일본의 올림픽 쟁취를 우려의 눈으로 바라보고 있는 것이 숨길 수 없는 사실이다.
이러한 분위기는 중국도 마찬가지이다. 중국은 한국보다 인색해서 외신 처리하는 수준으로 일본의 경사를 대수롭지 않게 취급했다. 일본은 이러한 이웃의 냉랭한 분위기를 직시, 진정한 이웃으로서 경사에 축하를 받을 수가 있도록 해야 될 책무가 있다.
동북아가 이같이 꼬인 것은 전적으로 일본의 역사왜곡과 이웃 국가에 대한 불비례(不備禮) 때문이다. 일본의 극우단체의 한국비하는 도를 넘어 도쿄내 한인 타운에서 혐한(嫌韓)시위를 연일 계속하고 있다. 올림픽 유치 운동 기간동안 잠잠했던 혐한시위를 올림픽 유치 결정과 함께 도쿄 시내 안 가운데서 조센징 물러가라며 목청을 높이고 있는 것이다.
‘재일 특권을 허용하지 않는 시민 모임(재특회)’ 회원 등 120여명은 이날 오전 11시 30분쯤 도쿄 신주쿠의 한 공원에 모여 ‘도쿄 한국학교 무상화 철폐 집회’를 열었다. 이어 욱일승천기 등을 든 채 한인 타운인 신오쿠보 일대 거리를 두 시간가량 행진했다.
이러한 일본 극우 단체의 반한 시위가 도쿄 시내 한가운데서 열릴 수가 있는 것은 아베 정권과 연관성이 있다. 아베 정부가 한국과의 대화를 요구하면서 한편으로는 극우단체의 시위를 저지하지 않는다는 것은 한국을 배려하지 않는 것이다.
사실 일본이 올림픽을 유치한 것은 일본에게 뿐만이 아니라 이웃인 한·중에도 좋은 일이다. 동아시아가 세계의 중심으로 우뚝 서고 있다는 것을 내외에 보여주는 것이기 때문이다.
특히 일본에게는 1990년대 초반 ‘버블 붕괴’ 이후의 경기침체와 2011년 대지진, 후쿠시마 원전 사고를 겪으며 좌절을 겪은 일본엔 오랜만에 찾아온 경사다. 이웃 국가로서 축하해줄 일이다.
이웃의 축하가 없는 경사는 경사가 아니다. 일본은 한·중의 축하를 받기 위한 조치를 취해야 된다. 한·중이 꾸준히 요구하고 있는 역사정찰(歷史正察)을 해야 된다. 특히 한국에 대해 저질렀던 과거 패악을 반성하는 모습을 보여야 된다.
이러한 것을 선행하기는커녕 극우단체를 동원하여 반한 혐한 시위를 벌여서야 되겠는가. 올림픽 유치가 성공하자마자 바로 반한 시위를 하는 나라에 축하를 할 수는 없지 않은 것 아닌가.
일본이 진정한 평화를 원한다면 이웃에 지켜야 할 예의는 갖추어야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