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FTA 이대로 외면할건가
한미FTA 이대로 외면할건가
  • 신아일보
  • 승인 2008.05.15 14: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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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3-14일 한·미 FTA청문회는 예상했던 대로 쇠고기 개방논란만 벌이다 끝났다.
여·야가 17대 국회를 마무리하면서 임시 국회를 소집한 것을 한·미FTA 비준동의안을 처리하기 위한 것이다.
그런데도 이틀 동안 내내 쇠고기 공방만 하다 끝난 것은 참으로 안타까운 일이다. 물론 이렇게 된 데는 정부의 책임이 크다.
대표적으로 미국산 쇠고기 수입에 대한 불가피성을 국민들에게 설득시키지 못한 것은 사실이다. 이명박 대통령도 지적했듯이 국민과 소통이 부족했던 것이다.
뿐만 아니라 광우병 논란으로 번지는 과정에서도 정부의 대응이 너무나 안이했다. 심지어 협정문을 우리말로 옮기는데서까지 오류가 생겼다니 더 이상 할 말이 없다.
급기야 정부가 15일로 예정된 장관 고시를 연기할 지경에 이르렀다. 명분은 입법 예고기간을 거치면서 344건의 건의가 접수돼 이를 검토해 반영하려면 시간이 걸린다는 것이다.
쇠고기 협상과 이후 정부 대응은 총체적으로 부실 투성이다. 30개월 이상 된 쇠고기 수입을 허용 한 근거로 내세운 미국의 사료조차 강화가 사실상 완화된 것으로 판명된 점과 자주적인 수입중단 장치마저 미비된 것이 그 반증이다.
한·미 정상 회담과 FTA를 의식한 나머지 제대로 된 협상조차 이뤄지지 않은 것이 개연성을 뒷받침 한다. 정부가 뒤늦게 과세와 무역에 관한 일반 협정 20조를 찾아내 ‘광우병’ 발생시 수입중단 하겠다고 천명한 것도 실현 가능성을 담보 할 수 없는 미봉책이다. 실현 가능하다 해도 국민의 쇠고기 불안을 잠재울 예방적 조치와는 무관하다.
국민이 원하는 것은 안심하고 쇠고기를 먹을 수 있게 평상시 수입 규제와 검역을 제대로 하라는 것이지 광우병 이 발생하고 나면 수입을 막으려는 것이 아니다. 부랴부랴 도축장 점검단을 구성해 미국에 파경하는 것을 보면서 ‘뒷북치는 것’ 같아 안타깝다.
미국 산 쇠고기 문제는 물론이고 그로 인해 한미 FTA채결이 지연되거나 무산되는 것은 소탐대실이 아닐 수 없다. 사실상 미국 산 쇠고기의 광우병 논란은 지나치게 과장된 측면이 없지 않았고 특히 그 동안 온 나라가 들썩일 정도로 논쟁을 벌여올 만큼 이제는 좀더 냉정을 되찾고 합리적인 처리 방안을 모색할 때가 됐다고 본다.
한미 FTA발효가 늦어지면 늦어질수록 한국과 미국 모두 손해를 볼 수밖에 없다. 경제적 손실 뿐 아니라 한·미 관계의 복원과 대외 사안의 측면에서도 상처를 입게 될 것이다.
17대 국회가 며칠 남지 않았다. 다급한 정책현안이 미리라도 스스로 따져 보고 관련 법안을 처리 하는데 최선을 다해야할 것이다.